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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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석유회사 쉘이 14년 만에 최고 분기 실적을 냈다. 고유가 덕택에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줄줄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5일(미국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쉘은 올해 1분기에만 91억달러(약 11조5000억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 32억달러보다 184.4% 증가했다. 전분기의 64억달러와 비교해도 42.2% 높다. 시장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6억달러 수준이었는데 이를 뛰어넘었다. 쉘은 “유가와 가스 가격이 뛰면서 수익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쉘의 주가는 이날 3.15% 올랐다.

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데만 39억달러(약 5조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례적인 고유가 혜택을 보면서, 이를 보완하고도 남을 만한 실적을 냈다.

쉘은 1분기 배당금을 주당 0.25달러로 4%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쉘은 올해 상반기 자사주 85억달러어치를 사들이기로 했는데, 이 중 40억달러어치는 이미 매입을 완료했다. 나머지 45달러어치도 2분기 실적 발표 전에 사들일 계획이다.

쉘은 올해 말까지 두 건의 계약을 제외하고 모든 러시아 원유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쉘은 러시아로부터 정제된 석유 제품을 수입하는 계약은 종료할 예정이지만,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기 위한 장기 계약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경쟁사인 BP 역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프랑스 토탈에너지,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도 유가 상승으로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