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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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가는 기미가 보이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동학·서학 개미'들은 국내외 여행·항공·렌트카·화장품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다만 리오프닝 테마에 대한 '묻지마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매출이 회복되더라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상승 때문에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4일 미국 차량공유 업체인 리프트는 시간외 거래에서 25% 급락하고 있다. 리프트 운전기사 수는 작년 4분기 1873만 명에서 올해 1분기 1780만명으로 감소했다. 리프트가 인력 확보를 위해 연료비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하자 비용 상승을 우려한 시장의 매도세가 나타났다.

한국의 '타다'와 유사한 개념의 회사인 리프트는 탈(脫)코로나19 국면에서 여행 활성화 등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구인난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임금 상승 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대표적인 온라인 여행 플랫폼인 익스피디아는 3일 14% 하락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여준데다 비용 상승 부담을 피해가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리오프닝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돼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힐튼 호텔로 유명한 힐튼 월드와이드 역시 올해 실적이 좋지 못할 것이란 우려로 4.2% 하락했다. 직원 수가 많은 호텔 산업 특성상 물가가 오르면 임금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장효선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여행 운송 등 서비스 관련 업종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종업원을 구해야 하는데, 구인난이 심각하고 임금이 워낙 오르다 보니 마진을 확보하기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 기업은 리오프닝의 수혜주이면서 인력난의 피해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국내 리오프닝주 중에도 미국과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들이 있다. 패키지 여행 기업인 하나투어는 한달새 주가가 9% 넘게 하락했다. 모두투어도 같은기간 16% 가량 빠졌다.

여행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인플레이션, 패키지 여행 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이미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해석도 나온다.

호텔신라 역시 한달새 6.5%가량 하락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면세점 판매가가 크게 낮아진 상황인데, 이를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시킬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올해 연말까지는 판가의 의미 있는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