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전쟁에 흔들리는 美 증시, 골드만삭스 "배당주 잡아라"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국 증권가에서는 배당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인 ‘배당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올해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10개 미국 증시 종목을 추천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소비가 줄면서 기업 실적이 악화된다. 경기가 둔화함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게 되고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커진다. 그러나 배당주는 기업의 이익을 주주와 나누기 때문에 은행 이자처럼 일정한 수익을 거둘 수 있어 경기가 둔화되는 시점에 더 큰 매력을 지닌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업체인 ‘데본에너지’는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7.7%로 골드만삭스의 추천 목록 중 가장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꼽혔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기업들이 고유가 영향으로 올해 호실적을 보이고 있어 배당금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부동산 리츠기업인 사이먼프로퍼티그룹이 5.9%, 통신기업인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즈가 5.3%로 예상됐다. 두 업체 모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통신업이라는 점에서 선정됐다. 정보통신(IT) 기업 중에서는 IBM 4.9%로 이름을 올렸다. IBM의 주당배당금은 2012년 3.15달러에서 지난해 6.33달러까지 꾸준히 증가해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포드는 예상 배당수익률이 2.7%에 불과했지만, 배당금 상승폭이 100%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목록에 올랐다.

이외에도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4.7%), 운송업체 UPS(3.2%), 식품업체 콘아그라브랜드(3.6%), 금융업체 티로우프라이스그룹(3.7%), 골판지 제조업체 패키징코퍼레이션오브아메리카(2.8%) 등이 유망 배당주로 꼽혔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자산 전략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 경기를 둔화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 둔화 국면에서는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많은 돈을 쓰는 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공들이는 기업들보다 주가가 더욱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S&P 500 내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규모를 올해 12%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타플랫폼스, 노스롭그루먼 등의 기업들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