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에서 배송하는 상품엔 종이 주문 확인서가 없다. 모든 소비자의 구매 명세는 ‘모바일 주문확인서’를 통해 카카오톡 알림과 문자메시지로 전달된다.이를 통해 매년 절약되는 종이는 A4용지 3000만장 수준이다. 30년 된 나무 30000그루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SG닷컴이 ‘친환경’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식물의 영양제로도 이용할 수 있는 ‘에코 아이스팩’도 눈길을 끈다. 내용물을 하수구에 버리면 강이나 하천의 수질 개선에도 일조할 수 있다. 아이스팩 보랭제 안에 수질 정화와 악취 저감 등에 효과가 있는 ‘광합성 미생물(PSB)’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미생물이 들어있는 아이스팩을 도입한 국내 첫 사례다. 기존의 물 아이스팩에서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SSG닷컴은 현대글로비스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냉장과 냉동 배송이 가능한 전기차를 도입했다. 차량을 통해 상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이 전기차는 같은 제원의 경유 차와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56%가량 적다. SSG닷컴은 온라인스토어 네오 내부에 전기차 충전소와 같은 기반 시설 구축을 모두 마친 상태다. 향후 현대글로비스와 협의를 통해 친환경 차량 도입을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염성식 SSG닷컴 ESG 담당은 “다양한 친환경 배송 활동은 소비자들이 SSG닷컴을 선택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환경 보호에 일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과 기술을 도입해 친환경 배송 패러다임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중개 플랫폼’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종 영역에서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식품, 의류는 물론 부동산과 자동차까지 생활에 필요한 것을 중개 플랫폼을 통해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다.중개 플랫폼 이용이 늘어나는 이유는 간편해서다. 중고차를 거래할 땐 간편함이 더욱 두드러진다. 내연기관차는 평균 3만여 개 부품으로 이뤄졌다. 복잡한 기계라 전문가가 아닌 개인이 중고차 상태를 세세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또 명의 이전 등 부대 절차도 직접 진행해야 해 많은 시간이 든다.소비자들이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찾는 이유다. 플랫폼 운영자가 차량을 꼼꼼히 진단해주고, 부대 절차 대행까지 원활하게 진행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풍성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세에 따라 중고차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도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오토벨’이 대표적이다. ○‘가격’ 잘 쳐주는 중고차 플랫폼플랫폼을 통해 중고차를 처분하려는 소비자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감가(減價)’다. 플랫폼을 이용하면 간편하고 신속하게 차량을 팔 수 있지만, 직접 발품을 파는 것보다 싼값에 팔릴까 걱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매입가를 높게 쳐주는 플랫폼을 찾기 마련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어떤 플랫폼이 가격을 제일 잘 쳐주는지 묻는 글이 많다.현대글로비스 오토벨은 이 부분에서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오토벨 소속 전문 차량 평가사가 고객의 차량을 평가하고 매입한다. 중고차 딜러와 소비자 사이를 단순히 중개만 하는 다른 서비스와 차이가 있다.오토벨 평가사는 명확한 진단과 평가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부당감가 등으로 실랑이를 벌일 필요가 없다. 제값을 받고 차를 매각할 수 있다. 오토벨에 매입된 차량은 중고차 경매를 통해 최고가를 제시한 딜러들에게 최종 유통된다.현대글로비스 오토벨은 시세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운영 중인 중고차 경매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로, 월평균 1만여 대의 차량을 약 2200개 업체가 경쟁 입찰을 통해 매입한다.오토벨은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비스 프라이싱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인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을 활용해 시장가와 가장 근접한 매입가를 제시한다. 이런 정밀한 시세 산출 덕에 지난 1월 오토벨 플랫폼 론칭 후 1만3000여 건이 넘는 시세 조회가 이뤄졌다.오토벨의 실제 매입가는 희망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토벨의 매입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토벨 매입가는 소비자의 차량 매각 희망가보다 평균 8% 높았다. 차량을 2000만원에 판매하고자 했던 소비자라면 오토벨을 통해 160만원을 더 받은 셈이다. ○전문성과 신뢰성 갖춰야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좋은 견적을 받았더라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사항이 많다. 차를 넘기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각종 사후 처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이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현대글로비스 오토벨은 차를 팔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신청하면 수분 내 전문 평가사를 배정한다. 전문 평가사의 정보와 사진을 보내줘 신뢰를 준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전문 평가사가 방문해 현장에서 상담, 매각, 명의 의전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한다.오토벨 전문 평가사는 10분 남짓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차량을 평가한다. 차량 견적을 내는 주요 요소에 대한 점검 기준이 명확한 데다 매입 경험이 풍부해 빠른 평가를 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본사에선 전문 평가사의 점검 결과와 프라이싱 시스템 데이터를 종합해 최종 견적을 낸다. 30분 내 소비자에게 문자로 전송한다.최종 견적을 받아도 2주간 견적 유예를 할 수 있다. 소비자는 차량 매각에 대해 더 고민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주행거리가 500㎞까지 늘어도 견적이 유지된다. 국내 최초 ‘무평가 매각 서비스’도 도입했다. 신차 구입 후 등록한 지 33개월, 주행거리 3만㎞ 이내 무사고 차량이라면 평가·입찰 없이 오토벨에서 차량을 곧장 판매할 수 있다. ○포인트 등 혜택 제공현대글로비스 오토벨에서는 차량 평가만 완료해도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대표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네이버 마이카’의 중고차 시세 정보와 자사 시세 데이터를 연동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네이버 마이카를 통해 차량 시세를 조회한 소비자가 오토벨 차량평가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대 11만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오토벨은 차량 평가를 완료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한정판 ‘커스터마이징 필름 카메라’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필름 카메라는 후지필름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됐다. 5월 31일까지 오토벨에서 차량 평가를 완료한 고객만 자동으로 응모가 완료된다.김정원 현대글로비스 매니저
현대글로비스 3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미국 칼라일그룹의 투자팀이 한국을 찾아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진과 만났다.지난 1월 칼라일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인수한 뒤 국내에서 경영진 간 이뤄진 첫 만남이다. 현대차그룹과 칼라일이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인 뒤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글로비스 IR부터 강화25일 경제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의 현대글로비스 투자팀은 지난주 1주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칼라일 일행은 현대차그룹 등을 찾아 경영진과 만나고 현대글로비스 울산 물류센터 등 영업 현장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칼라일과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의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행보는 기업설명회(IR) 강화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부문별 매출은 중고차 등 유통 판매(52%), 화물 운송 등 종합물류(33%), 자동차선 등 해운사업(15%) 순이다. ‘현대차가 만든 차를 배로 실어 나르는 회사’로만 알려져 저평가됐다는 게 칼라일 측 생각이다.현대글로비스의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하는 것은 로보틱스 분야다. 세계 최고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의 주력 사업인 물류와 관련, 물품 선별과 이송 등 물류 자동화에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에 뛰어들면서 수소 공급 시장 선점도 노리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가진 칼라일은 일반주주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현대글로비스 가치를 높이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큰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출자구조 재편 전망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인 뒤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칼라일과의 이번 만남에서도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정 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19.99%)을 보유한 회사다. 이 지분은 정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중요한 재원으로 꼽힌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하반기에 출자구조 재편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칼라일도 현대차그룹에 대한 추가 투자 기회를 노릴 것”으로 전망했다.현대차그룹은 2018년 순환출자 해소,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 등을 위해 출자구조 재편을 추진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들 주요 3사에 대한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 부자의 지분율은 각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현대차그룹은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를 투자사업부문(존속)과 AS사업부문으로 인적 분할하고, AS사업부문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동시에 기아, 현대글로비스 등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 회장에게 매각해 ‘대주주→존속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AS사업부문의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했다는 여론으로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2018년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출자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AS부문을 분할·상장해 시장의 평가를 받은 뒤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후 정 회장이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존속 현대모비스 지분으로 전환해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김일규/김채연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