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해 올 연말까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급증했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가 회원 1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기준 약세론이 강세론을 43%나 앞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였던 2009년 3월(51.35%)과 1990년 10월 경기침체 시기(54%) 이후 투자심리가 가장 나빴다. AAII는 매주 회원을 대상으로 자신의 투자심리가 '강세' 혹은 '약세', '중립'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묻고 있다.

이번주 들어 약세론자가 급증했다. 향후 반 년 안에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주 대비 15.5%포인트 증가해 전체 중 59.36%에 육박했다. 반면 향후 반 년 안에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주 대비 2.4%포인트 감소, 16.44%에 불과했다. 3주 연속 강세론자 비율이 20%를 밑도는 건 1988년 12월 한 차례 발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중립 의견을 표명한 사람은 전체의 24.2%를 차지했다. 중립 비율은 1987년 7월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6주 평균인 31.5%를 밑았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상승, Fed의 금리 인상 등이 복합적 영향을 미쳤다. 한 개인투자자는 협회에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인상, 계속되는 공급망 문제, 노동력 부족 등이 모두 경제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장기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럴 때일 수록 배당 소득이 도움이 된다"며 인컴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개인투자자 역시 "나스닥지수는 고평가 됐다"며 "금리 인상은 나스닥 지수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