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료 주식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가 구조조정에 나선다. 정규직 직원의 약 9%를 감원하기로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여파로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져 투자 열풍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블래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이 같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로빈후드의 정규직 직원 수가 3800여 명임을 감안하면 감원 규모는 34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테네브 CEO는 “인력을 줄임으로써 경영 속도를 높이는 것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는 전략이라고 판단했다”며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설립된 로빈후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 투자 열풍 속에서 무료 수수료와 원클릭 거래 등을 내세워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9년 약 2억8000만달러(약 3536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8억달러(약 2조2730억원)로 급증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로빈후드는 지난해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상장 후 내내 주가가 공모가인 주당 38달러(약 5만원)를 밑돌았다. 이날 로빈후드 주가는 주당 10달러(약 1만2000원)에 마감했다.

주식 투자자가 급감하자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4분기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1730만 명으로 전 분기보다 160만 명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3억4000만달러(약 4294억원)에 그쳤을 것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