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올 1분기 호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국 증시 급락 여파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실적에도…삼성전기·롯데정밀 주춤
27일 삼성전기는 1.85% 내린 15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이상 늘어난 2조6168억원,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410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매출 2조5236억원, 영업이익 4033억원을 웃돌았지만, 주가는 힘을 받지 못했다.

역대급 실적을 낸 롯데정밀화학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0.72% 내린 8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정밀화학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7% 증가한 6523억원, 영업이익은 210.7% 급증한 110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 예상치인 매출 6065억원, 영업이익 941억원을 뛰어넘었지만 장중 한때 7만9700원으로 밀리기도 했다.

미국 뉴욕증시 급락 여파로 장 초반 2610선까지 떨어지는 등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호실적을 낸 기업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여기다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경기 상황을 우려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 같다”며 “삼성전기는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둔화 우려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위정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롯데정밀화학의 주요 제품인 에폭시수지 원료(ECH) 가격이 올 1분기 강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냈지만, ECH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요인은 적다는 이유 때문에 주가가 힘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