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급락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사 등 일부 기관투자가는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증시 조정 와중에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종목에 주목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높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신사업에 진출하는 ‘성장가치주’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경기방어주와 1분기 호실적을 낸 자동차주에 집중했다.
기관이 지분 확대한 종목은
한국경제신문이 이달 1~27일 ‘5% 지분 공시’를 조사한 결과 국내외 운용사들은 20여 개 종목의 지분을 늘리거나 신규 매수했다. 운용사를 포함한 투자자는 한 종목의 지분이 5%를 넘으면 거래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해야 한다.

운용사들의 매매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나타난다. 전통 가치주나 성장주가 아니라 성장주로 변신하는 성장가치주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종목에 베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락장에도 '줍줍'…큰손이 베팅한 종목은
국내 운용사들은 을 신규 매수했다. KB자산운용은 한솔케미칼 지분 5.03%를 신규로 매수하며 주요 주주에 올랐다. ‘가치투자 명가’로 불리는 VIP자산운용도 한솔케미칼 지분 5.02%를 새로 취득했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차전지 실적 기여도가 높아짐에 따라 현재 14배인 주가수익비율(PER)이 2차전지 업체(약 50배)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매니지먼트는 지분을 5.69%, 9.9%로 늘렸다. 솔브레인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재료가 주요 사업이지만 2차전지 전해액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비츠로셀은 국내 점유율 1위 리튬 1차전지 업체다. 1차전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기기·PCB도 인기
또 다른 성장가치주로 분류되는 의료기기 관련주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피델리티는 치과 의료기기 업체 지분을 기존 7.24%에서 8.8%로 확대했다. 체성분 분석업체 지분도 기존 8.85%에서 9.99%로 늘렸다.

두 기업은 현금흐름이 풍부한데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바텍은 작년 영업이익이 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5%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인바디도 영업이익이 359억원으로 87% 증가했다. 두 기업은 내년까지도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아이폰 판매 증가로 실적이 급성장하고 있는 PCB 관련주에도 투자금이 몰렸다. JP모건은 지분을 5.16% 신규 매수했다. 모건스탠리도 심텍 지분 7.33%를 새로 사들였다. 비에이치와 심텍은 최근 1년간 주가가 각각 44%, 106% 상승했다.

외국인 전체로 보면 이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이달(1~26일) 240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도 1754억원을 순매수하며 2위를 기록했다.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기아(1726억원)와 (1190억원)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증권사 보험사 연기금을 포함한 국내 기관은 2차전지와 자동차주를 사들였다. 순매수 1위는 (4156억원), 2위는 기아(3163억원)로 나타났다. 3~5위는 (2837억원) 현대차(1381억원) SK(127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