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행진하는 원자재 가격 등으로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락하고 있다. 전방위로 치솟고 있는 물가에 맞서 영업이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DB손해보험, 현대해상, DB하이텍, 해성디에스, 파마리서치, 원익QnC, 세아제강 등이 이런 유형의 종목으로 꼽혔다.
해성디에스·원익QnC…영업이익률 높은 종목 잡아라

감소하는 영업이익 추정치

24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이달 초 239조2000억원에서 이날 236조원으로 3조2000억원 감소했다. 한국전력,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유틸리티·소재업종 종목의 이익 추정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면서 기업 이익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8.8%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은 매출 원가율과 판매관리비에 모두 악영향을 주는 만큼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기업 이익을 본격적으로 짓누르기 시작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인플레이션 방어주’에 주목하고 있다. 높아진 원자재 가격을 판매가에 전가할 수 있는 기업,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무관한 사업을 영위해 실적을 지키는 기업 등이다.

염 연구원은 “업종을 불문하고 대부분 기업의 사업 비용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영업이익률이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익률 상승 종목 관심 증가

전자담배 시장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랜텍이 좋은 예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7.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 평균치(2.9%)의 약 세 배에 달하는 성적이다. 주가는 지난달 저점 대비 84.33% 급등했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은 1분기 어닝시즌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도 높아진 원자재 가격이 기업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보험주는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이 최근 3년(2019~2021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 때문이다.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이 대표적이다.

미용기기업체 파마리서치는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이 36.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률 27.3%보다 9%포인트 넘게 개선되는 수치다. 주요 원료가 연어 추출물이기 때문에 원가 상승 요인이 적은 상황에서 지난해 말 출시한 신제품 판매 가격을 기존 제품 대비 두 배 이상 올린 덕분이다.

해성디에스도 2분기 영업이익률이 20.7%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년 평균 영업이익률(8.0%)을 압도하는 수치다. 니켈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이 밖에 DB하이텍, 원익QnC, 세아제강도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이 지난 3년간 영업이익률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