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손실 3731억 전망
작년 9개 LCC 부채비율 1600% 육박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자본잠식
하늘길 뚫리지만...올해 적자 면하기 어려워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저비용항공사(LCC) 셀프수하물 수속 카운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저비용항공사(LCC) 셀프수하물 수속 카운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 저비용항공사(LCC) 주요 업체들의 올해 영업손실이 3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작년에 1조원에 육박한 손실을 기록한 LCC가 존폐기로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발빠른 사업재편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좀비기업 전락한 LCC
21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제주항공(영업손실 1015억원) 진에어(영업손실 1466억원) 티웨이항공(영업손실 1250억원) 등 3곳의 기업의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항공사의 작년 영업손실(5606억원)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적자의 늪'에서는 빠져나오진 못한 것이다.

LCC는 코로나19 충격으로 한결같이 '좀비기업' 신세로 전락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물론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LCC 9곳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1588.6%로 집계됐다. 이들 9개 LCC의 영업손실 합계액은 1조원에 육박했다.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는 투자금 전액을 까먹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코로나19로 국제선 하늘길이 막힌 저비용 항공사들은 국내선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9곳에 달하는 LCC가 '출혈경쟁'을 벌인 국내선 시장에서 웃는 곳은 없었다. 작년 국내 LCC의 여객선 점유율은 제주항공 27.1%, 진에어 24.3%, 티웨이항공 21.4%, 에어부산 18.7% 등으로 엇비슷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각 항공사들은 특가항공권, 무료항공권 등 이벤트를 이어가며 '제살 깎아먹기'에도 나섰다. '치킨게임' 와중에 작년 4월 에어로케이가 청주~제주 노선을 신규취항하며 운항을 시작했다. 여기에 에어프레미아도 작년 8월부터 김포~제주 노선 취항에 나섰다. 항공사들의 대형화도 차일피일 미뤄졌다. 2020년 3월 시작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수 작업은 코로나19로 같은 해 7월 23일 결렬됐다.

LCC 실적을 좌우하는 금리·환율·국제유가가 모두 뜀박질하자, 항공업계의 최악의 시나리오도 현실화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항공사마다 당기순이익 100억~200억원가량을 갉아 먹는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를 달러로 결제한다. 환율이 치솟으면 그만큼 원화로 환산한 리스료·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손익기반도 훼손된다.
유상증자 대출 등 유동성 위기
무더기 손실로 존폐위기에 서는 LCC 일부는 유상증자로 주주에게 손을 벌렸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6일 11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모회사인 예림당(112억원)과 티웨이홀딩스(58억원) 등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일반주주들이 참여한다. 에어서울은 지난달 모회사인 300억원을 차입한 것을 비롯해 600억원을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빌렸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산업은행과 한국은행 자금이 들어간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대상으로 대출과 영구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1500억원을 조달했다.

코로나19로 막혔던 국제선 하늘길이 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인 만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제주항공은 오는 5월부터 14개의 국제선 노선 (인천~세부, 인천~클락 등)을 운항할 예정이다. 에어서울도 5월 14일과 28일, 6월 18일에 각각 인천~괌, 인천~베트남 다낭, 인천~베트남 나트랑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하지만 올해도 LCC들이 눈덩이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LCC 구조조정과 합병 등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2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자 두 회사의 계열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 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용과 노선 정리 문제 등으로 통합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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