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와 장난감친구들 포스터. /사진=캐리소프트
캐리와 장난감친구들 포스터. /사진=캐리소프트
키즈 콘텐츠 '캐리와 친구들'로 알려진 캐리소프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해 2019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했지만 주관사 전망과 달리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캐리소프트의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상장 당시 제시한 장밋빛 전망치에 턱 없이 못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캐리소프트는 2019년부터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으나, 상장 직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설립한 캐리소프트는 200만명 이상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브 채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로 유명세를 탔다. 파워 인플루언서에 의존하기보다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캐리, 엘리, 케빈 등 유아동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의 IP를 활용한 키즈카페, 공연, 모바일게임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상장 당시 주관사를 맡았던 미래에셋증권은 캐리소프트의 공모가를 7000~9000원으로 제시했으며,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최상단인 9000원으로 결정됐다. 일반공모 청약의 경우 10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상장 첫해인 2019년부터 성장이 정체되면서 실적과 주가 모두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IP 등 콘텐츠 업종이 주목을 받았으나 캐리소프트는 코로나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키즈카페, 공연 등 오프라인 분야에서 실적 타격을 입은 것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캐리소프트 주가는 공모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하면서 현재 1만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관사였던 미래에셋증권은 캐리소프트의 연결 기준 매출액이 2019년 134억원, 2020년 208억원, 2021년 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영업이익은 2018년까지 적자를 기록한 뒤 2019년에는 11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2021년에는 94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하기도 했다.
캐리소프트 CI. /사진=캐리소프트
캐리소프트 CI. /사진=캐리소프트
캐리소프트의 실적은 주관사의 전망치를 크게 빗나갔다. 2019년 매출액으로 97억원을, 흑자를 예상했던 영업이익은 17억원의 손실를 기록했다. 당시 회사 측은 코스닥시장 상장 비용으로 손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캐리소프트 실적은 해가 갈수록 악화됐다. 2020년 62억의 매출액과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다음해에는 66억원의 매출액과 22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상장 당시 주관사 예측과는 동떨어진 실적을 매년 기록한 것이다.

부진한 실적에도 최근 증권가에선 캐리소프트를 리오프닝(경제재개) 수혜주로 보고 있다. 차기 정부 공약인 유아 보육 서비스와 홈스쿨링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 확대, 리오프닝 수혜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캐리소프트는 '캐리와 친구들'라는 자체 IP를 보유한 콘텐츠, 미디어 제작 및 판매업체"라며 "사업분야인 교육, 공연은 리오프닝의 수혜가 기대된다. 교육 사업은 보유 IP를 통해 영어 교육 콘텐츠인 '헬로캐리 영어유치원' 서비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오프닝으로 본업인 오프라인 공연 사업 재개, 중국 향애니메이션 신규 매출 및 영어교육 사업, 캐릭터 IP를 통한 제작비 절감과 안정적 파이낸싱 조달로 메타버스 게임에서의 마진율 확보가 주요 동력"이라며 "과거 부진했던 실적에서벗어나 캐리소프트의 성장은 지금부터 시작이다"고 덧붙였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