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력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러시아 소속 해커들이 우크라이나 변전소에 악성코드를 배포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7.32%) (6.77%) (8.17%) 등 미국 소프트웨어 보안 기업들은 지난 13일 동반 급등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계기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사이버戰 터지고 메타버스 커지자…보안주 몸값 치솟는다
‘사이버 공격’ 뉴스마다 주가 급등
미국 나스닥지수는 지난 한 달(3월 14일~4월 14일)간 6% 올랐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들은 같은 기간 이를 한참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클라우드플레어(35%), 크라우드스트라이크(28%), 지스케일러(22%), (20%) 등이 대표적이다.

사이버 보안 기업들은 이미 코로나19 기간 한 차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재택근무 등으로 클라우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안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보안주는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기술주들이 꺾이는 국면에서 함께 타격을 받았다. 보안 기업들의 매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부각됐다.

올 들어 분위기는 다시 확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다.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관련주들은 들썩였다.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구조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12일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투자 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조정했다. 목표 주가도 241달러에서 285달러로 대폭 올렸다. 14일 종가(235.22달러) 기준 20% 이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 회사는 PC, 노트북, 모바일 기기의 데이터를 보호하는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팰로앨토와 포티넷 등도 대표적 사이버 보안주로 꼽힌다. 팰로앨토는 해킹이나 랜섬웨어의 공격을 막아주는 네트워크 방화벽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포티넷은 같은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회사다.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말 포티넷 목표주가를 364달러에서 39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포티넷 매출의 70%가 미국 외 지역에서 나온다는 점에 주목했다. 14일 종가는 331.76달러로, 목표주가 대비 약 20%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클라우드 기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지스케일러도 대표 종목 중 하나다. 최근 월스트리트에서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인 알렉스 헨더슨 니덤 애널리스트는 지스케일러를 ‘장기 투자’에 적합한 종목으로 추천했다.
클라우드 시대에 몸값 높아져
개별 종목을 선별하기 어렵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사이버 보안산업의 성장에 베팅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 상품인 ‘퍼스트트러스트 나스닥 사이버시큐리티 ETF(CIBR)’는 지난 한 달간 12% 수익률을 냈다. 국내에 상장된 ETF를 통해 편리하게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 2월 말 상장한 ‘TIGER 글로벌사이버보안INDXX ETF’는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글로벌X 사이버시큐리티 ETF(BUG)’와 같은 지수를 추종한다.

아마존, (MS),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사이버 보안 회사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관련 기업들의 몸값은 더 높아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보안 기업 인수를 통해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어도 기회는 남아 있다. 사이버 보안 관련 기업들이 메타버스 시대에 인프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ETF가 사이버 보안 관련주를 함께 담고 있는 이유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