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사진=AP
IT하드웨어 기업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물가 상승과 전쟁 등 악재가 겹치며 기업들의 IT인프라 투자심리가 위축돼 주문량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12일(현지시간) 배런스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 마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잠재적으로 기업이 IT기기에 쓰는 비용을 감축하는 매출 둔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동통신사, 네트워크 등 IT하드웨어 기업에 투자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셜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IT하드웨어 기업이 위기에 쳐할 것이라 진단했다. 세계적인 물류난 탓에 상품가격이 인상돼 단기적으론 실적이 올랐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네트워크 장비, 컴퓨터 등 IT하드웨어 주문량이 감소할 거라 예측했다. 물가 상승과 코로나19, 러시아 전쟁 등 불확실성을 회피하려 기업들이 IT하드웨어 투자를 축소할 거란 분석이다.

지난해 이미 대다수 기업들이 IT인프라 구축에 큰 돈을 들여 올해 지출이 축소될 거라고 경고했다. 매출이 줄면 치솟는 물류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도 나타날 거라고 예견했다. 그는 “각 기업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드웨어 지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란 응답이 대다수였다”며 “IT하드웨어 기업들에 악재가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을 바탕으로 그는 미국 대표 IT하드웨어들 주가가 하락할 거라고 전망했다. 휴렛 팩커드(HP)에 관한 투자의견은 ‘유지’에서 ‘비중 축소’로 바꿨다. 목표 주가도 17달러에서 15달러로 낮춰잡았다. 지난 6일 워렌 버핏 벅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분 매입 소식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0% 급등했던 HP의 12일 종가는 15.4달러 수준이다.

특히 마셜 애널리스트는 HP 투자를 경계했다. 매출의 대부분이 기업간 거래(B2B)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HP 전체 매출 중 기업용 저장장치와 서버 판매액이 60%를 차지한다. 총 매출의 37%는 유럽에서 이뤄진 거래다. 러시아 전쟁 상황을 감안하면 투자 위험은 증대된다.

에프5(F5), 넷앱(Netapp) 등의 투자의견도 하향 조정했다. F5와 넷앱에 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유지’로 수정했다. F5의 목표주가는 280달러에서 250달러로 낮췄고, 넷앱은 102달러에서 91달러로 고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