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면세점 재고면세품 판매 행사 당시 모습.(사진=김범준 기자)
지난해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면세점 재고면세품 판매 행사 당시 모습.(사진=김범준 기자)
해외 여행 시작에 따른 출입국자 증가 기대감에 면세점 관련주가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주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지만 면세업종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에야 말로 리오프닝 수혜가 기대되는 면세점 업종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면세점 대장주로 꼽히는 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2%) 하락한 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 1월 올해 연저점인 7만원까지 내려갔다가 18.57% 상승했다. 또다른 면세점주인 는 올해 연저점(22만1000원) 대비 16.06% 올랐다.

면세점 업종은 리오프닝 수혜주들의 주가가 폭락, 반등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편의점주인 과 여행주인 가 각각 32.36%, 35.84% 오른 것에 비하면 면세점주의 상승률이 낮았다. 그러나 이달부터 내국인의 해외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면세점의 매출도 반등할 전망이다.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가 폐지된 것도 면세업계에 긍정적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코로나19를 겪으며 위축된 면세업계를 지원하고 해외 소비를 국내 소비로 전환하기 위해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은 한도 제한 없이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여행자의 휴대품 등에 적용되는 면세 한도는 600달러(술·담배·향수는 별도 한도 적용)로 유지된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여행이 시작되면 그동안의 내수 보복소비는 해외 소비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여행이 재개되면 내국인 소비 채널의 분산이 일어나 그동안 홀대받았던 면세 채널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보복 소비는 그동안 내수 채널에서 이뤄졌다. 점당 1조원이 넘는 백화점 점포가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점당 매출이 전년 대비로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명품을 온라인으로 사고 파는 플랫폼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주요 업체 3곳은 거래액이 3000억원을 넘어섰다.

해외 여행을 갈 수 있게 된 내국인들의 소비 욕구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간 가지 못했던 해외 여행길에 지출 가능 금액이 낮지는 않을 것이다. 2019년 기준 한국인은 1회 여행에 117만원을 지출했다. 내국인은 출국장 면세점에서 126달러(약 13만원)를 평균적으로 지출했었다.

출국자가 늘어나면 온라인 면세 매출이 증가하고 면세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출국자들이 선호하는 온라인 면세는 고마진 사업 부문이다. 면세 사업 부문 중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돌며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면세 전체 매출에서 내국인 출국자 매출 비중은 2017~2019년 평균 약 21%다. 2021년은 4%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이므로 출국자 증가와 온라인 면세 턴어라운드는 예상된다. 입국자 증가는 면세 산업 매출 비중 98%를 차지하는 시내 면세점 실적을 지지해줄 전망이다. 따이공 (국내 면세점에서 면세 혜택을 받은 물건을 구입해 중국에 다시 파는 대리상) 위주의 시내 면세점 매출 성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면세업종 추천주로 호텔신라를 제시했다. 중국 소비 위축 우려로 주가가 강하게 반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바닥은 분명히 지났다는 것이다. 임차료 부담 역시 경쟁 업체 대비 낮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축소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가장 큰 매력은 중장기적으로 언젠가는 좋아질텐데 수급은 비어있다는 사실"이라며 "중국 소비 회복이 시간의 문제라면 조정이 있을 때마다 조금씩 비중을 늘려가는 투자전략이 조금 긴 호흡에서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