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주주연대가 코스(7.45 +2.76%)닥 기업의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최대주주 자리에까지 오르는 사례가 올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디스플레이(17,500 +13.64%)용 반도체 전문기업 티엘아이(6,800 +2.72%)는 6일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냈다. 10.87%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김달수 전 대표 외 1인이 15.37% 지분을 보유한 '턴어라운드를 위한 주주 연대 조합' 외 1인에게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는 내용이다. 조합은 소액주주들이 만든 '민법상 (9.76 0.00%)자조합'이다.

티엘아이는 LCD용 디스플레이구동칩을 만드는 회사다. 2019년을 제외하고 2017년부터 4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700억원에 불과하다. 주주연대조합의 대표자는 스타트업 셀라메스 대표인 조상준 씨다. 조 대표는 이미 지난해 11월 이 회사 지분 5.06%를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조 대표의 지분 공시 당시 최대주주였던 김달수 티엘아이 대표는 조 대표의 신사업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 2월 그를 신사업개발(0.84 -3.93%) 담당임원으로 신규선임했다. 당시 티엘아이는 경영참여를 선언한 소액주주와 최대주주가 분쟁을 벌이는 대신 손을 잡고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 사례로 소개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소액주주들이 세를 결집하면서 김달수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고, 대표이사 자리는 홍세경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이후 조 대표가 자신이 이끄는 '턴어라운드를 위한 주주연대조합'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면서 조합은 15.36%를 보유한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과거 자조합들처럼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해 지분 인수를 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코스닥 부실 기업을 인수해 신규 사업을 할 것처럼 허위 공시를 한 뒤, 주가가 급등하면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법상 자조합이 최대주주가 될 경우 지분을 1년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예수 의무가 있는만큼 당장 주주조합이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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