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단기차익 실현용" 우려
소액주주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주주연대가 코스닥시장 기업의 대표를 교체하고,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 사례가 올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전문 기업 티엘아이(6,800 +2.72%)는 지난 6일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냈다. 10.87%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김달수 전 대표 외 1인이 15.37% 지분을 보유한 ‘턴어라운드를 위한 주주연대 조합’ 외 1인에게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줬다는 내용이다. 조합은 소액주주가 만든 ‘민법상 투자조합’이다.

티엘아이는 액정표시장치(LCD)용 디스플레이구동칩을 생산하는 회사다. 2017년부터 2019년을 제외하고 4년간 영업적자를 냈다. 시가총액은 700억원에 불과하다. 주주연대 조합의 대표자는 조상준 씨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이 회사 지분 5.06%를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조씨의 지분 공시 당시 최대주주였던 김달수 전 대표는 조씨의 신사업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 2월 그를 신사업개발팀 담당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당시 티엘아이는 경영참여를 선언한 소액주주와 최대주주가 분쟁을 벌이는 대신 손잡고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 사례로 소개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판이 바뀌었다. 소액주주가 김 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부결시켰다. 대표는 홍세경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일각에서는 과거 투자조합처럼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해 지분 인수를 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시장 부실 기업을 인수해 신규 사업을 할 것처럼 허위 공시를 한 뒤, 주가가 급등하면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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