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 건축 현장 모습. 사진=한경DB
한 아파트 건축 현장 모습. 사진=한경DB
대표적 정책 수혜주로 꼽히던 건설주 주가가 대통령 선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매수를 노릴 만하다는 의견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업종지수는 지난달 11일 이후 지난 6일까지 4.98% 하락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22개 업종 지수 가운데 전기가스업에 이어 두 번째로 부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77% 상승했다.

최근 건설주 약세 원인으로는 세 가지가 꼽힌다. 대선 이벤트가 종료된 후 건설주에 대한 관심이 줄었고, 지난 1~2월에 건설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 들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철근, 시멘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건설업체의 원가 부담이 커진 것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3.9%), GS건설(-0.3%), 대우건설(-3.6%) 등 주요 건설업체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개월 전보다 하향 조정됐다.

향후 주가를 두고 증권가 전망은 엇갈린다. 현대차증권은 다음달 초 발표 예정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부동산 정책을 계기로 건설주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벤트는 끝났지만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정책의 변화는 이제 시작한다”며 “다음달 대통령 취임 후 정책 변화에 따라 착공과 분양이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과 지표가 개선되면서 건설주 주가는 우상향할 것”이라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최선호주로 꼽는다”고 덧붙였다.

건자재 공급 부족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2%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시멘트 공급 부족에 따른 공사 지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전날 정부와 시멘트 업계가 올 2분기 시멘트 생산량을 전 분기 대비 35%가량 늘리고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한다고 밝힌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NH투자증권은 건설주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봤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건설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020년 말 5배에서 2021년 상반기 8배까지 상승했다. 올 초 대선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여전히 PER 8배를 웃돌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기대감을 제외하면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작년보다 개선되기 어렵다”며 “부동산 정책이 바뀌더라도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 데 1~2년가량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여부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원가 부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상황으로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