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소비 위축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와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투자은행 UBS는 업종별로 가격 결정력이 높은 종목 5곳을 선정했다. 애플과 나이키, 반도체업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 미국 최대 철강회사 뉴코, ‘농업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디어&컴퍼니가 포함됐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최근 40년 새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9% 올랐다. 1982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기업은 원가가 올라 상품 생산비용이 커지는데 소비자들은 생필품 이외의 지출을 줄이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들은 상품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매출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UBS는 비용 대비 가격 인상 여력과 공급망,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해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을 선정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이후 가격 결정력이 낮은 기업에 비해 약 20% 높은 시장수익률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키스 파커 UBS 전략가는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도 저평가돼 있어 상승 여력이 크다”고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