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거래소의 시장경보 지정과 조회공시 요구가 2020년 대비 크게 감소한 가운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 테마주들이 가장 많은 시장경보 지정와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시장경보 지정 건수는 2599건이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주가가 급등락한 2020년의 7935건 대비 67.2% 감소해 평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세부적으로는 투자주의가 2231건, 투자경고가 285건, 투자위험이 26건, 매매거래정지가 57건 등이었다.투자경고 지정 종목 중에서는 투자주의 상태에서 5일동안 주가가 60% 오르는 ‘단기급등’ 요건으로 지정된 경우가 전체의 53%를 차지헀다.투자위험 지정 종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요건은 투자경고 지정 상태에서 3일동안 투가가 45% 상승하는 ‘초단기 급등’이었다.지정 사유 별로는 주요 테마에 대한 지정이 594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정치 테마의 비중이 테마로 인한 시장경보 지정 중 48%(283건)를 차지했다. 이어 우선주(149건·25%), 코로나(101건·17%), 스팩(SPAC)이라 불리는 기업인수합병목적법인(61건·10%) 등의 순이었다.작년 시황 급변에 따른 조회공시 의뢰건수는 150건이었다. 전년의 252건에 비해 40.5% 감소한 수치다.조회공시 의뢰는 작년 상반기에 134건, 하반기에 26건 이뤄졌다. 같은해 9월 거래량변동 요건으로 적출된 종목은 일중 주가변동률이 20% 미만인 경우 의뢰를 제외할 수 있도록 조회공시 의뢰 기준을 개선한 영향이라고 거래소는 판단했다.조회공시가 의뢰된 종목들 중 29.3%(44건)가 테마주였고, 역시 정치 테마주가 대부분인 39건이었다. 조회공시 요구 중 81%인 121건의 회사 측 답변은 ‘중요공시 없음’이었다.거래소는 시장경보 지정이나 조회공시 요구가 이뤄진 뒤 해당 종목들의 주가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하락전환하는 등 전반적인 안정세가 나타났다. 조치가 이뤄지기 하루 전에는 7.2~17.3%던 주가 변동률이 하루 뒤에는 –1.3~+3.6%로 축소됐다.거래소는 “시장경보 및 조회공시 제도를 통해 투자자 주의를 환기하고 뇌동매매를 방지함오러써 제도 운영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했다”며 “제도의 실효성 강화를 위해 향후 지속적으로 투자환경을 파악하고 운영효과를 분석해 제도 개선에 힘쓸 개획”이라고 말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인수대금 못 낸 에디슨, 계약 해지 -21년 10월 새 주인 선정된 지 5개월만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인수대금 2,700억원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예치 시한인 3월25일까지 잔여 인수대금 예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M&A를 위한 투자계약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로서 지난해 10월 새 주인으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에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와 결별하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의 관계는 작년 가을로 올라가게 된다. 10월 법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인수 속도는 탄력이 붙었다. 한달 뒤인 11월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 M&A 양해각서를 채결하고 12월에는 인수대금을 약 3,048억원으로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방향도 세웠다. 하지만 올 들어 에디슨모터스의 야심찬 계획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기본이 될 수 있는 계약부터 연기되면서 불안감을 키운 것. 쌍용차 현 경영진과의 이견 탓이 컸다. 양 사 연구진의 미팅 취소가 발단이 됐는데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출시 계획을 내세우며 쌍용차의 하체 구조 등 연구 데이터를 요청했지만 쌍용차는 핵심 기술을 아직 넘겨줄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섰다. 기업 인수의 핵심인 원활한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생겼다. 재무 투자자인 키스톤PE가 컨소시엄에서 빠지면서 투자금 약 1,050억 원을 다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나왔다. 당시 키스톤PE는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동원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불식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 거래에 확신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내비쳤다. 다행히 나머지 재무적 투자자 중 하나인 강성부 펀드가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히고 급한 불은 꺼지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안정적인 자금줄인 산업은행이 발목을 잡았다.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내비치면서 자금조달에 여전히 한계를 보인 것이다. 이 와중에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법원에 에디슨모터스 M&A 반대 탄원서 제출하면서 인수 무산에 불을 지폈다. 채권단은 2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쌍용차를 3,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회생채권은 물론 공익채권도 못 갚는 실정이라며 자금 능력을 의심했다. 이와 함께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 자구적 노력을 통해 쌍용차 미래를 위한 개발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여기에 노조 역시 같은 이유로 M&A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동력이 약화됐다. 결국 약속된 기일에 잔여 인수대금 2,7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하자 쌍용차는 즉시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 파기 원인을 에디슨모터스 측이 제공함에 따라 에디슨은 계약금 약 304억 원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보이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추가적으로 계약금 반환 소송 가능성도 있다. 한편, 쌍용차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회생계획을 법원에 제출하고 재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 않았던 상황을 감안할 때 최악의 경우 청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쌍용차 조사위원인 EY한영회계법인은 서울회생법원에 쌍용차의 청산 가치는 9,800억원, 존속 가치는 6,200억원으로 평가됐다고 보고했다.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현대차, '아이오닉 5' 전기차 비교평가서 1위▶ 스카니아코리아, 목포 서비스센터 신규 개장▶ 롯데렌탈, BIS 서밋 반부패 서약 동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무산됐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대금 잔금 2743억여원을 기한까지 납입하지 않아 계약 즉시해지 사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쌍용차는 28일 에디슨모터스 측에 계약 해지 사실을 통보하고 이를 공시하기로 했다.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서울회생법원, 매각주관사인 EY한영은 인수대금(3049억원)의 잔금(2743억여원)이 납입 기한이던 지난 25일까지 입금되지 않자 지난 주말 협의를 거쳐 계약 즉시해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결론 냈다.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 측이 체결한 계약서에는 ‘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일(4월 1일) 5영업일 전인 3월 25일까지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즉시 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계약 파기 원인은 에디슨모터스 측이 제공함에 따라 에디슨은 계약금 304억8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에디슨모터스 측은 지난 18일 EY한영에 관계인 집회를 연기해 인수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쌍용차와 EY한영은 법원과 논의해 “인수대금을 구하지 못한 것은 집회 연기 사유가 될 수 없다”며 25일 관계인 집회 연기 불가 공문을 발송했다. 그럼에도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않아 결국 계약이 파기됐다는 설명이다.IB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는 입찰 때 운영자금 500억원을 쌍용차에 대여하기로 했지만 21일까지 200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이것만으로도 이미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며 “여기에 인수대금 잔금마저 입금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다시 처음부터 주인을 찾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새 주인 찾기 실패한 쌍용차, 최악 땐 청산절차 밟을 수도에디슨, 투자자 더 못 구해…무리한 회생계획에 채권단도 난색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무산되면서 쌍용차의 회생 전망이 어두워졌다. 인수합병(M&A) 절차가 다시 추진되더라도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것은 결국 ‘자금 조달’ 실패 때문이었다. 에디슨모터스는 자회사인 에디슨EV와 단둘만으로 쌍용차를 인수하기로 투자 계약서를 작성했다. 재무적투자자(FI)를 포함해 컨소시엄의 구성을 변경할 수 있는 기한인 지난 18일까지도 FI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키스톤PE와 KCGI 가운데 키스톤PE만 컨소시엄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KCGI도 최종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에디슨EV는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고 에디슨모터스가 최근 인수한 유앤아이도 경영 여건 악화로 적자를 내고 있다. 에디슨EV 주가도 급락했다. 지난 1월 11일 3만6900원에서 이달 25일 1만7450원으로 2개월여 만에 50% 가까이 빠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FI를 구하지 못한 채 적자를 내는 자회사만으로 인수대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 노동조합과 상거래 채권단이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을 이유로 인수를 반대한 것도 쌍용차의 계약 해지 결정에 무게를 실었다.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은 지난해 인수전 시작부터 시장에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다. 지난해 9월 에디슨모터스와 ELB&T, 인디EV가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M&A업계에서는 이들 후보 모두 인수자금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지난해 10월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에도 쌍용차와의 갈등이 잇따랐다. 두 회사는 연초부터 운영자금 사용처 사전 협의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과 별개로 운영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대신 쌍용차가 자금 사용처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사업 계획과 기술 개발 등은 기업 기밀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금 내역도 공유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이달 들어선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과 노조마저 공식적으로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에 반대하고 나섰다. 쌍용차 노조는 “에디슨모터스의 운영자금 조달 계획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며 서울회생법원에 이번 M&A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지난해 SM그룹 등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다수의 기업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M&A가 재추진되더라도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자가 나오더라도 에디슨모터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지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IB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규모 실직을 동반하는 청산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만큼 산업은행 등이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민지혜/김일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