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주 찾아나선 개미들
국무총리 후보에 한덕수·임종룡 부상
개미들, 새 총리주 찾기 분주
안랩 교훈 잊었나…"투자 주의해야"
(왼쪽부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사진=연합뉴스, 한경DB)

(왼쪽부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사진=연합뉴스, 한경DB)

대통령 선거에 이어 이제는 국무총리 테마주가 국내 증시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차기 정부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됐다가 고사하면서 안랩(87,300 +6.72%)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 데 이어 새로운 국무총리 후보를 찾아 개인투자자(개미)들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보다는 학연, 지연, 이슈 등으로 후보와 얽혀 급등락 반복하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단기간에 '치고 빠지기'만 잘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놓지 못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시공테크(4,775 +6.70%)는 전 거래일 대비 190원(1.96%) 오른 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일주일간 시공테크는 24.0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이스크림에듀(4,165 +7.21%)도 19.85% 올랐다.

시공테크는 박기석 회장이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국민경제자문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으로 인해 관련주로 묶였다. 아이스크림에듀시공테크 계열사란 점에서 덩달아 상승했다.

차기 국무총리 유력후보 중 한명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관련 테마주도 상승했다. 전날 한솔홀딩스(3,075 +2.33%)는 전 거래일 대비 45원(1.30%) 오른 3515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일주일간 한솔홀딩스는 3.53% 올랐다. 한솔홀딩스는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임 전 위원장과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언급되고 있다.

한솔그룹 측은 "조 회장은 임 전 위원장과 연세대 동문일 뿐 개인적인 친분은 없는 사이"라며 "테마주로 묶여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국무총리직 인선과 관련해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새 정부 첫 총리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경제’와 ‘안보’를 총괄할 총리로 인선 기조를 정한 가운데 이르면 이달 초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총리 후보군은 한 전 총리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으로 사실상 2배수 압축된 상태로 인선 작업이 막바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한 전 총리 지명에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임 전 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윤 당선인의 선택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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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 앞서 새 정부의 유력한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꼽힌 거론된 안 위원장 관련주도 최근 한 달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안 위원장이 대주주로 있는 안랩의 주가는 대선 이후 급등세를 타 대선 다음날인 10일(7만3800원)부터 23일(17만5800원)까지 10거래일 만에 무려 138.21% 급등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총리직 고사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하락 전환했다. 외국계 투자회사 JP모건은 안랩 주식을 사들인 지 3거래일 만에 처분해 108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반면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선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추가 손실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책 수혜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정책 테마 관련 업종 중소형주에 투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책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은 시가총액이 적고 실적이 부진한 중소형주가 많아 이들 종목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또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이 수립되고 실적 개선 기대감이 예상되는 우량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 가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급변동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 테마주 투자를 합리적인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도 "학연·지연 등을 고려한 정책 테마주뿐만 아니라 정량적인 지표를 기준으로 도출한 정책 테마주 성향 기업에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 모멘텀이 구체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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