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무릎 꿇린 행동주의펀드…에스엠 주가 '사상 최고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행동주의펀드(얼라인파트너스)에 무릎을 꿇었다. 오랫동안 지적돼 왔던 지배구조문제가 이번 기회로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에스엠 주가는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31일 에스엠은 전 거래일 대비 2.51% 오른 8만16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에스엠은 주주총회가 끝난 오전 11시 반경 부터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날 에스엠은 장 한 때 7%대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8만56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에스엠 정기주주총회 결과가 에스엠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주주총회에선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곽준호 감사후보가 선임됐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이날 주총장에서 "에스엠 이사회는 여러 주주 중 한 명일 뿐인 최대주주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만 복무하고 있다"며 "우리가 추천한 감사 후보자는 최대주주측 인사로 구성된 에스엠 이사회에 최소한의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발언했다. 앞서 에스엠은 이수만 최대주주가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회사의 이익을 지나치게 편취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편 에스엠 측이 추천한 감사 및 사내·사외이사 후보는 모두 주총 직전 일신상 사유로 자진 사퇴하면서 표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에스엠 측이 추천한 이장우 사외이사 후보는 이수만 최대주주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이유로, 최정민 사내이사 후보는 세 개의 회사에서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이유로 선임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세계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관리청(NBIM)은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에스엠 측이 추천한 감사 및 사내·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었다. 해당 후보들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승리가 결정난 것으로 보이자 개표를 포기하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 자진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60대 부부는 "20년 투자한 에스엠을 비롯해 엔터 3사에 오래 투자했는데 유독 에스엠만 배당도 전혀 없고 주주를 지나치게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까진 주총장을 찾은 적이 없는데 얼라인파트너스가 에스엠을 바꿔보겠다는 취지에 공감해 힘을 실어주고자 주총장을 직접 찾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주주총회에는 60여명의 주주들이 자리를 채워 주총장이 꽉 찼다.

증권가에선 이번 주총을 계기로 에스엠이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회사의 감사는 회사의 내부정보에 대한 접근과 임시총회 소집 청구가 가능하다"며 "에스엠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찰해 봄 직 하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