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상점에 전시된 마오타이.  사진=REUTERS
중국의 한 상점에 전시된 마오타이. 사진=REUTERS
중국증시 대장주인 바이주(白酒)업체 마오타이가 2021년 순이익이 12% 늘었다고 31일 밝혔다. 양호한 실적에도 이날 주가는 장중 1%가량 내렸다. 중국 젊은 층의 바이주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중장기 성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오타이는 2021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061억위안(약 20조2000억원), 순이익 525억위안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순이익은 12.3% 늘어났다. 순이익률은 49%로 2020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마오타이는 1분기 예상 실적을 매출 331억위안(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 순이익 166억위안(19% 증가)이라고 제시했다.

마오타이는 지난해 연구개발(R&D)비용으로 6192만위안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2020년 대비 22% 늘어나긴 했으나, 매출 대비 비중은 0.1%에 그쳤다. 우량예 등 경쟁사들이 R&D 비용을 매출의 1% 이상 쓰는 것에 비해 품질 향상 투자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은 2조1700억위안 안팎으로 중국 본토증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공상은행(1조6700억위안)과의 격차도 여전하다. 하지만 올해 초 2051위안이었던 주가는 최근 1710위안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들어 마오타이 주식을 140억위안(약 2조660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오타이의 주가 약세는 중국 젊은이들의 바이주 선호도가 떨어지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 청년들이 선호하는 바이주 브랜드인 장샤오바이나 카이산 등은 알코홀 도수 40% 안팎에 가격도 500㎖ 한 병에 200위안 안팎이다. 도수 53%에 병 당 4000위안을 넘는 마오타이는 '고관 접대용'이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된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마오타이는 청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유통가격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온라인 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 주문 앱(응용프로그램)인 'i마오타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예약한 뒤 오프라인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날 시작했다.

온라인 판매 품목은 올해 출시한 '50% 500㎖ 마오타이(임인년)' 등 4종이다. 회사 측이 제시하는 '지도 가격'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시중 유통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다. '50도 500㎖ 마오타이'의 지도 가격은 2499위안(약 48만원)이지만 시중에선 4000위안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