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인터넷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웹 3.0’이다. 웹 3.0은 인공지능 및 탈중앙화 기술을 통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차세대 투자처로 거론하며 유명해졌다. 국내에서도 관련 밸류체인이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장기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가오는 웹 3.0 시대
KB증권은 최근 ‘디지털 자산의 빅픽처, 웹 3.0’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기존의 플랫폼 기업과 웹 3.0 시대의 새로운 변화가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관련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KB증권은 지난해 초 메타버스 테마가 주목받을 것임을 일찌감치 예상하면서 투자자에게 호평받은 바 있다.
KB증권은 웹 3.0을 ‘약속된 프로토콜(통신 시스템 내 데이터 규칙)로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인터넷 형태’라고 정의했다. 웹 1.0은 신문과 방송 뉴스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는 형태였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체계인 웹 2.0은 네티즌의 참여·공유·개방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웹 3.0 시대엔 인공지능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만을 편집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지금은 여행을 가고 싶다면 마음에 드는 휴앙지를 검색해야 하고 비행기와 호텔 예약 사이트까지 들러야 한다. 웹 3.0 시대에는 휴가 일정과 좋아하는 여행 스타일 등만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여행지를 추리고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한다. 결제는 암호화폐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웹 3.0 관련 기업과 기존 플랫폼 기업이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프로토콜 관련 디지털 자산과 하드웨어 업체 등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수혜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는 웹 3.0 시대를 준비하며 변신을 준비 중이다. 해외 블록체인 사업법인 크러스트를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자회사인 그라운드X에서는 가상자산 지갑 및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 전문 기업 맥스트도 웹 3.0 시대에 주목받는 종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부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는 투자자에게 ‘희망 고문’을 반복했다. 방역정책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면 올랐다가 잇따른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확진자 수가 늘면 여지없이 하락했다.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올해 2분기가 본격적으로 리오프닝주를 담을 시기라고 봤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에 도달한 뒤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새 정부 출범으로 방역정책 완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 관련주,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반도체 관련주도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관련주 엇갈린 전망한국경제신문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국내 21개 운용사에 소속된 펀드매니저 114명을 대상으로 ‘2분기 한경 펀드매니저 서베이’를 실시했다. 올 2분기를 주도할 업종 및 테마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과반인 50.9%가 리오프닝주를 꼽았다.응답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피크아웃(고점 통과)하면 밀려 있던 생산 및 소비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돼 여행, 운송 등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는 증상이 약해 확진 후 빠르게 회복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 1분기에도 리오프닝주가 주목받고 있는데, 2분기에는 해당 기업들의 실제 실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응답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것은 원자재 관련주(25.4%)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다만 원자재 관련주를 놓고서는 비관적인 의견도 많았다. 2분기에 조정 우려가 가장 큰 업종 및 테마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30.7%가 원자재를 꼽았다. 응답자들은 “1분기에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펀드매니저의 19.3%는 유망 종목으로 반도체 관련주를 선택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용 반도체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고, 가격도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 개선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금리 인상기에 수혜를 보는 금융주(10.5%), 주택 공급 확대를 내세운 새 정부에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건설주(9.6%)를 유망 종목으로 꼽은 펀드매니저도 있었다.조정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는 정치 테마주(26.3%), 바이오(18.4%), 에너지 및 유틸리티(17.5%) 등을 선택한 응답자가 많았다. 코스피지수 상단 2800선 제시2분기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꼽은 응답자가 39.5%로 가장 많았다. 인플레이션 우려(30.7%), 경기 모멘텀 둔화(25.4%), 금리 인상(23.7%), 양적긴축(22.8%), 새 정부 출범 및 지방선거(21.9%) 등도 20%가 넘는 응답률을 기록했다.2분기 예상 코스피지수 상단으로는 2800~2899를 제시한 응답자가 36.0%로 가장 많았다. 2700~2799가 22.8%로 뒤를 이었고, 2900~2999라고 응답한 비율은 17.5%였다.2분기 예상 코스피지수 하단으로는 71.1%가 2600~2699를 제시했다. 13.2%는 2700~2799라고 답했다.언제 코스피지수가 고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36.0%가 6월을 꼽았다. 선택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28.1% 나왔다. 27.2%는 5월로 예상했다.코스피지수의 저점이 언제일지 묻는 질문에는 4월이란 답이 39.5%, 선택하기 어렵다는 답이 36.8%였다.2분기 주식투자 목표 수익률은 3% 이상 5% 미만으로 잡는 게 적당하다는 의견이 29.8%로 가장 많았다. 5% 이상 7% 미만이란 답은 25.4%, 7% 이상 10% 미만은 15.8%였다.2분기에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의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7.4%였다. 비중을 유지하겠다는 답은 40.4%였다. 주식 비중을 축소할 것이란 응답은 6.1%에 불과했다.응답자의 42.1%는 증시가 좋지 않음에도 1분기에 주식 비중을 유지했다고 답했다. 1분기에 주식 비중을 축소했다는 응답은 33.3%였다. 비중을 늘렸다는 답은 15.8%였다.이태훈/구은서 기자 beje@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은 2020년 12월부터 분기마다 ‘한경 펀드매니저 서베이’를 실시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증시 전망 설문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국내 언론사 중 한경이 유일하다. ‘투자 전문가’인 펀드매니저의 눈을 통해 시장 상황을 예측하고 유망 종목을 골라보자는 취지에서 조사를 시작했다.설문 조사에는 100명 이상의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 최고투자책임자(CIO), 리서치 담당자, 운용역 등이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기 전달에 설문을 실시한다. 올해 1분기 설문은 지난해 12월에, 올해 2분기 설문은 3월에 실시하는 식이다. 각 분기에 시장을 주도할 종목, 조정 가능성이 큰 종목, 예상 코스피지수 상당과 하단 등을 묻고 있다.한경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참여하는 매니저들은 ‘전문가의 혜안’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 2020년 12월에 실시한 첫 설문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2021년 1분기에 코스피지수 3000 시대가 올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펀드매니저들의 예상이 매번 적중하는 것은 아니다. 작년 12월에 실시한 2022년 1분기 설문에서 응답자의 63%가 코스피지수 상단을 3000 이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290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지수가 계속 하락한 뒤 2600~2700선에 머무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간과한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돌발 변수가 나타난 게 펀드매니들의 예상이 빗나가는 결과를 초래했다.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미국인의 소비는 줄지 않았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 판매는 전달 대비 0.3%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정보업체 팁랭크는 상승 여력이 높은 유통주를 선별해 소개했다.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태피스트리(종목명 TPR)는 명품 브랜드인 코치와 케이트스페이드 등을 소유한 럭셔리 브랜드다. 올 들어 주가가 7%가량 하락했지만 월가 분석가들은 태피스트리가 저평가된 주식이라고 말한다. 이케 보루쇼우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재고 회전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늘어나고 있는 디지털 매출과 중국에서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도 장점이다. 지난달 발표된 2022회계연도 2분기(작년 10월~올 1월) 실적에 따르면 태피스트리의 디지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보루쇼우 애널리스트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국 중산층 시장에 접근 중”이라며 12개월 목표 주가를 58달러로 제시했다. 지난 24일 종가(37.65달러) 대비 54.05%의 상승 여력이 있다. 팁랭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12명 중 10명은 태피스트리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콘투어브랜즈(KTB)는 의류업체다. 청바지 브랜드 리(LEE)와 랭글러를 보유하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약 16% 하락했지만 로버트 드불 구겐하임 애널리스트는 콘투어브랜즈가 다양한 이유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그는 콘투어브랜즈가 아웃도어, 티셔츠 등의 사업을 확장하면서 내년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중국에서 사업 확장도 기대할 만하다. 드불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3년간 아웃도어 등으로 2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며 같은 기간 중국 시장에서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40%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제시한 콘투어브랜즈의 12개월 목표 주가는 75달러다. 지난 24일 종가(43.54달러) 대비 72.25%의 상승 여력이 있다. 팁랭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5명 중 4명이 매수 의견을 냈다.터틀비치코퍼레이션(HEAR)은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등을 생산하는 컴퓨터 액세서리 회사다. 최근 경영권 관련 분쟁 등으로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마이클 피처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터틀비치는 그동안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탄탄한 기업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팁랭크에 따르면 터틀비치의 12개월 목표 주가는 30.83달러다. 지난 24일 종가(23.39달러) 대비 51.2%의 상승 여력이 있다.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