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 안랩, 시총 2조 돌파…안철수 지분가치도 껑충 뛰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 총리설이 힘을 받으면서 안랩이 연일 불기둥을 세우고 있다. 주가가 폭등세를 나타내자 안 위원장의 지분가치는 무려 4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24일 오전10시34분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안랩은 전일 대비 3400원(1.93%) 내린 17만2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로 장중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장 초반 24% 넘게 뛴 21만8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고가 기준 시가총액은 무려 2조1880억원이다. 장중 코스닥 시총 20위권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어서 장 마감까지 '20위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덩달아 안 위원장의 지분가치도 관심거리다. 안랩이 지난 18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기준 안 위원장이 보유한 안랩 주식은 186만주다. 전체 주식의 18.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날 장중 최고가인 21만8500원을 적용하면 안 위원장의 안랩 지분가치는 4064억1000만원에 달한다.

안랩 주가는 이달 9일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안 위원장이 인수위 수장직을 맡고 차기 정부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수직 상승했다. 특히 이달 17일부터 5거래일 연속 올랐는데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100%를 웃돈다. 전일 종가는 지난달 종가(6만5000원) 대비로는 170.46% 올랐다.

안 위원장이 지난달 초 대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총재산은 1979억8554만2000원이었다. 당시 신고 재산 대부분은 안랩 주식 186만주의 가액 1839억5400만원이다. 이 가액과 이날 장중 최고가를 단순 비교하면 안 위원장의 주식 재산은 두 달여 만에 120% 넘게 증가한 것이다.

그간의 주가 폭등세는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세가 주도해 왔다.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17일부터 전일까지 닷새간 외국인은 966억550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은 962억원 넘게 팔아치운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다만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안랩이 외국인 순매도 1위(136억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희철 한양증권 여의도PWM센터 이사는 "전일과 다르게 갑자기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9만주가량 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잠깐의 조정으로 볼지 추세가 꺾이는 것으로 볼지는 장 마감까지 지켜봐야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안 위원장이 총리를 맡으면 안랩 주식을 금융기관에 백지신탁 하게 된다. 주식백지신탁제도란 고위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한 주식을 보유한 경우 이를 2개월 안으로 팔거나 백지신탁하도록 해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제도다. 신탁 받은 금융기관은 매각 등 방식으로 주식을 운용하게 되는데, 이런 거래 정보를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기 때문에 '백지신탁'이라는 표현이 붙었다. 시장에선 안 위원장의 주식 매각이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