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패티'로 유명한 웬디스…"올해 수익률 맛집 될 것"
“고기는 어딨지(Where’s the Beef)?”

1984년 햄버거 체인 웬디스(종목명 WEN)는 이 광고 카피로 미국을 사로잡는다. 경쟁업체들의 햄버거 패티를 저격했다. 버거킹과 맥도날드 패티의 모양은 둥글어 햄버거 빵 안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반면 웬디스의 패티 모양은 정사각형으로 존재감이 크다. ‘큰 패티’를 강조한 이 광고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이 문구는 ‘핵심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의 관용어구로 자리잡았다.

웬디스 주가는 올 들어 7%가량 하락했다.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20일(현지시간) 웬디스가 광고로 내세운 ‘네모난 패티’처럼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팔머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웬디스 주가는 동종업계 다른 기업에 비해 큰 폭으로 할인됐다”고 했다.
'큰 패티'로 유명한 웬디스…"올해 수익률 맛집 될 것"

지정학적 리스크 피하는 기업

웬디스를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성’이다. 전체 매출 중 93%가 미국에서 나온다. 해외 진출 국가도 캐나다 영국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작은 나라다. 반면 버거킹 맥도날드 등은 현재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러시아에서 사업해왔던 기업들이다. 웬디스와 달리 러시아 매출이 줄어드는 영향을 받는다.

미국 시장에도 위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웬디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견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웬디스의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4분기 연속 월가 예상치를 넘었다. 미래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웬디스는 올해 매출이 7.3%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이라는 점도 긍정적 전망을 더한다. 웬디스는 지난해 소고깃값 상승으로 햄버거 가격 인상을 했지만 매출은 견고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원재료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도 가격을 추가로 올릴 계획이다. 토드 페네고르 웬디스 최고경영자(CEO)는 “5% 정도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라며 “웬디스 햄버거는 경쟁업체에 비해 질이 좋아 고객 충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사업 확장도 주목

웬디스의 사업 확대도 주목된다. 2020년 웬디스는 아침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하며 맥도날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미국 매출의 8.5%가 아침식사에서 나왔다. 작년 4분기 아침식사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작년 8월에는 공유주방 스타트업 리프와 손잡고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 2025년까지 700여 개의 ‘고스트 키친’(매장 없이 온라인 주문만 받는 판매점)을 운영하기로 했다.

금융정보업체 팁랭크는 웬디스의 12개월 평균 목표 주가를 26.63달러로 제시했다. 지난 18일 종가(22.26달러) 대비 19.63%의 상승 여력이 있다. 애널리스트 13명 중 7명은 웬디스에 매수 의견을 냈다. 5명은 중립, 1명은 매도였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