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GO WEST' 시작합니다. 조 기자. 뉴욕증시 강력한 상승랠리를 보여줬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었다고 볼 수 있을텐데,

시장에서는 '진정한 반등의 시작일까'에 대한 의문이 있죠.

<기자>

지난주 S&P 500은 6.1% 오르며 올해가 시작된 이후 10주 동안의 하락폭(13%)을 절반 가까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기소비주가 9%, 항공사들은 14.7% 상승했고, 특히 한국 투자자들이 반겼던 것은 빅테크들, 기술주가 7.8%의 강세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논란이 컸던 캐시 우드의 ARK 이노베이션 펀드도 17.45% 뛰기도 했는데요.

월가에서는 이번 반등을 놓고 "데드켓 바운스(Dead Cat Bounce)냐 아니냐" 의견이 분분합니다. 데드캣 바운스는 '죽은 고양이가 뛰어오른다'고 해서, 하락세에서 일시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먼저 JP모간의 경우 "지금이 바로 주식을 매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는데요. S&P 500은 11% 정도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며, 합리적 주가 수준의 성장주와 에너지주를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세계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며 저점 매수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단언했습니다. 모간스탠리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베어마켓에 다가가고 있다"고 했고, 로젠버그 리서치는 "빠르면 6월, 미국의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습니다.

<앵커>

월가 IB들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주시하는 것이 바로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과 2년물 국채수익률의 스프레드, 장단기 금리차입니다. 올 연초부터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기자>

요즘은 채권시장이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습이죠. 미국 10년만기 국채와 2년만기 국채 금리의 차이는 17bp, 0.17%포인트까지 좁혀졌습니다. 지난해 159bp까지 벌어졌던 금리차는 1년만에 크게 줄어든 겁니다.

빚은 갚는 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커지지 않습니까. 따라서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습니다. 평상시에는 10년물 채권금리가 높은 것이 정상이죠.

하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들이 이자를 더 주고서라도 자금을 조달하려 나서기 때문에 단기금리가 더 많이 올라 이 차이가 좁혀지곤 합니다.

통상적으로 단기 금리의 상승은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으로 야기되고, 그리고 장기 금리 상승률 둔화는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인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시장에서는 장단기 스프레드가 50bp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기 위험 신호로 여기는데요.

한번 과거 사례를 살펴볼까요? 1980년 이후 미국채 장단기 금리차를 나타내는 그래프인데, 이 중 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경기침체 시기입니다.

여섯차례 모두 1~2년 전에 장단기 금리차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죠.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로 발생한 짧은 경기침체 역시 이전해인 2019년 8월 잠깐이나마 장단기 스프레드가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앵커>

0.17%포인트까지 좁혀졌으니, 장단기 금리 역전을 우려하는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앞서 로젠버그 리서치가 "이르면 6월, 늦어도 8월 미국 경제의 침체가 시작될 것"이라 전망했었죠. 지금 같은 속도라면 올 2분기나 3분기 중 역전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대표는 "미국의 실질임금은 이미 불황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유일한 방법이 경기 침체를 통해 수요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에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할 위험이 20~35%에 달한다고 분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미국 기관투자자, 1조달러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341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무려 62%가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했습니다. 한 달전 같은 조사 답변은 30%였는데, 두 배로 급증한 것이죠.

하지만 과거에 비해 현재 미국의 성장세가 강하고, 유가 리스크도 상당 부분 사라져 연준이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들어가는 신호, 계속 점검해 봐야겠습니다.

자, 바닥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는 만큼 증시의 출렁임도 커지겠죠. 이럴 때 투자자들에겐 어떤 대응법이 필요할까요?

<기자>

월가에서도 많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종합해서 살펴보면, 가장 강조되는 것이 현금 흐름과 수익입니다.

지금 현재 실질적으로 얼마나 버는지, 그리고 얼마나 현금을 남기고 있는지를 주목하고, 앞으로의 미래성장성으로만 주가가 평가받는 적자 기업을 주의하라고 입을 모으고 있고요.

또 하나,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 꼽혔는데요. 물가가 오를 때 충분히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적으로 이익률을 보전하는 기업들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섹터로는 반도체와 IT, 특히 5G 관련주들, 또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같은 경기방어주 등이 꼽혔습니다.

그 외 팬데믹을 통해 수혜를 얻지 않은 기업, 위드 코로나 시대 경제 재개 혜택을 누리게 될 기업들을 주목하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앵커>

현금 창출력과 가격 경쟁력, 이 두 키워드로 정리해볼 수 있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들이 꼽혔습니까?

<기자>

물론 매출 대비 잉여현금흐름이 큰 기업들을 보면 저희가 잘 아는 시총 상위 대형주들이 우선적으로 꼽힙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순이고 버크셔해서웨이와 JP모간 같은 금융주, 그리고 AT&T 등 통신주도 순위에 들어가죠. 당연한 결과일텐데요.

이번 월가 IB들이 꼽은 종목에서 좀 눈에 띄는 기업들을 추려봤습니다. 바로 홈디포, P&G, CVS헬스, 시스코 입니다.

CVS헬스는 미국의 가장 큰 약국체인인데요. 9900여개의 약국과 1천개의 워크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죠. 특히 주가 대비 잉여현금흐름이 11.4%로 매우 높은 기업입니다. S&P500 평균은 4.3% 수준으로 약 3배에 달하죠.

여기에 최근 CVS헬스는 메타버스.NFT 사업 진출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현금부자의 장점은 바로 이 같은 어려운 시기 새로운 사업 투자에 과감히 뛰어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두번째로 P&G는 세제, 기저귀, 면도기 등으로 익숙한 세계 최대 생활용품 업체이죠.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이 큰 기업으로 항상 꼽힙니다. 가격이 올라도 칫솔과 세제는 살 수 밖에 없으니까요. P&G는 버핏이 사랑하는 톱2 배당주, 65년 연속 배당금을 증가시켜온 배당킹으로도 유명한데, 든든한 배당금의 바탕으로 잉여현금흐름이 꼽힙니다. 이번 분기만 해도 P&G 잉여현금흐름은 80억달러로, 배당금 44억달러의 2배에 달했습니다.

홈디포의 경우 금리 인상기 수혜를 받는 종목으로 복수의 증권사로부터 선택을 받았는데요. 잉여현금흐름 역시 지난 2~3년간 100억~150억달러, 탄탄한 수준을 이어갔고, 특히 2000년대 들어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13% 이상 주가 상승을 나타낸 기업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네트워킹 회사 시스코 시스템즈도 잉여현금흐름이 꾸준히 플러스로 성장하면서 사이버 보안 수요 확대와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앵커>

매수 의견이나 목표가 등 월가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CVS헬스부터 보면, 주가가 지난해 7월 이후 줄곧 우상향을 하는 모습입니다. 현재 주가는 107달러선인데, 최고 목표가는 골드만삭스가 121달러 제시하고 있습니다. 10% 이상 상승 여력 남아있다고 보는 것이죠.

CVS와 달리 P&G와 홈디포, 시스코는 모두 연말연초를 기해 주가가 고점을 찍고 꽤나 내려온 상황입니다. 하지만 월가의 목표가 제시를 보면 고점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그보다 더 상승할 수 있다고 공통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GO WEST' 조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월가 "현금 흐름 좋은 기업 주목" [GO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