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투자 줄어 증산 어렵다"
러시아산 대체물량 확보 '비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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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한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활용해 부족분을 메우려 하고 있지만 단숨에 생산량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75만5000배럴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9일 “비가 오고 천둥번개가 치더라도 올해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 생산 목표치를 채우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원유 유통이 막혀 사라지게 된 세계 공급분을 대신 채우겠다는 의미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매일 평균 67만 배럴의 원유·정유 제품을 수입해왔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가 갑자기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하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수년간 경기침체가 이어져 시설 투자가 멈추면서 생산 역량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2008년 매일 3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하지만 최근 생산량은 하루평균 50만~100만 배럴로 줄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전문가인 카를로스 멘도자 포텔야는 “마두로 대통령이 원하는 양을 생산하기까지 3~4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을 짧은 시간 안에 확대하려면 수백만달러의 외자 유치, 경제 제재 완화 등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갈등을 빚었던 마두로 정부가 여전히 베네수엘라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를 완전히 푸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마두로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지지하는 등 러시아 편에 선 것도 미국 정부엔 부담이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베네수엘라와 협상에 나선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원유 확보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미 상원 외교위원장인 로버트 메넨데스 의원은 “민주주의를 향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열망은 수천 배럴의 원유보다 더 가치 있다”고 비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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