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여회·법대동문·110인그룹…윤석열 금융권 인맥 '주목'
20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윤석열 당선인과 관련된 금융권 인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당선인이 ‘법조인 외길’을 걸어온 만큼 금융 인맥은 적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새 정부의 금융 관련 정책도 선거에서 ‘브레인’ 역할을 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김소영 서울대 교수 등의 역할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선 윤 당선인의 모교인 서울 충암고 출신 금융인 모임인 ‘충여회’ 멤버와 윤 당선인과 대학 동문인 서울대 법학과 출신 금융인이 당선인과 금융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에서 금융기관장이 적지 않게 배출됐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대선캠프 혹은 옛 노무현 정부 인사가 요직을 꿰찬 전례가 있다.

윤 당선인은 1979년 충암고를 졸업(8회)하고 같은 해 서울대 법학과(79학번)에 입학했다. 충여회는 2005년께 여의도에서 근무한 충암고 출신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만들었다. 멤버로는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9회)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9회),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10회), 정환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11회), 김경배 전 금융투자협회 본부장(9회) 등이 꼽힌다. 현재는 조철희 아샘자산운용 대표(11회)가 회장을 맡고 있다.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동기인 금융권 인사로는 허창언 전 신한은행 감사위원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금융보안원장을 지냈다. 금감원 내부 선후배들의 평판이 뛰어났고, 윤 당선인과 친분도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보안원에서 인터넷 금융 관련 업무를 본 경험도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는 새 정부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은행장을 지낸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도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인맥으로 꼽힌다. 그는 당선인의 1년 후배(80학번)로, 법대 대학원을 다닌 기간도 윤 당선인과 겹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신우 스틱인베스트먼트 전문위원도 윤 당선인의 법대 동기다. 그는 한국투신 최고투자책임자(CIO), 한화투신 대표, 한국투자공사(KIC) 부사장(CIO)을 지냈다. 강 위원은 산업은행 자회사인 한국성장금융의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 세 명 중 한 명으로 올라 있다.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 대선 과정에서 지지를 밝힌 금융권 고위 인사도 인수위원회 등에서 정책 자문 등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회장을 비롯해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 등 전·현직 금융인 110여 명은 지난 2월 윤 당선인을 지지하면서 “금융시장을 공정과 신뢰라는 원칙으로 바로 세우고자 하는 윤 후보의 금융정책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혔다.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은 국민의힘 대선캠프에서 직능본부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지내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