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작년 8월 이후 이뤄진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성장률과 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은 10일 발간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파급 영향이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다”고 밝혔다. 금융 여건이 여전히 완화적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일정 부분 올려도 실물 경제 전반에 주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은은 물가 대응 차원에서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올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높여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1.25%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소비자물가는 작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물가 관리 목표 수준(2.0%)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최대 세 차례 인상해 연 2.0%로 높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말 기준금리가 연 1.75~2.0%로 뛸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시장 기대가 합리적 경제 전망을 토대로 하고 있다”며 추가 인상 의지를 내비쳤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