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는 11% 넘게 하락했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20% 가까이 뒷걸음질쳤다. 이 와중에도 베트남 대표지수 VN지수는 상승세다. 러시아 무역 비중이 낮은 데다 내수 정상화 기대가 베트남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에서는 베트남 펀드가 양호한 수익을 기록 중이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베트남 펀드 22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35.85%다. 국가별 수익률 1위다. 6개월 수익률은 10.66%, 1개월 2.36%로 변동장세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상품별로 보면 HCD베트남적립식펀드의 1년 수익률이 78.40%로 가장 높다. 뒤이어 삼성베트남펀드, KINDEX 블룸버그 베트남 VN30 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1년 수익률이 각각 70.94%, 56.36%를 기록했다.

VN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폭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는 와중에 지난 2월 한 달간 0.8% 올랐다. 소폭 조정을 겪더라도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코로나19 확산세에서 비켜나 이익 전망치가 크게 변동하지 않고 있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의 대(對)러시아 수출입 비중은 1% 미만으로,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경기 부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정부의 방역 조치 완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이달 중순부터 외국인 관광을 전면 재개할 예정이다. 내수 정상화도 기대할 만하다. 베트남 2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2% 개선됐다.

아직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외부 환경이 악화돼도 VN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재 VN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5배로 선진국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데다 올해 순이익은 작년보다 29.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견조한 이익 개선세가 지수 하락을 막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 변수로 불거지는 조정 흐름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