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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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네요. 바닥인 줄 알고 3배짜리 ETF를 샀는데 이렇게까지 더 떨어질 줄은...”

8일 오전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해외주식 계좌를 열어본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간밤에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받으면서 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미국 ETF들이 줄줄이 1년 전 주가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 ETF’는 14.93% 떨어진 29.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ETF가 20달러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고점(72.99달러) 대비 반 토막 났다. 이날 나스닥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TQQQ ETF’도 11.17% 빠진 42.72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5월 주가 수준이다. 미국 주요 기술주 10개 종목을 3배로 추종하는 ‘FNGU ETN’도 이날 12.27% 급락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러시아 추가 제재 발표를 앞둔 만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배 레버리지 ETF는 지난 1월 말 조정장에서 한국 투자자들이 적극 매수한 종목들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최근 1개월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TQQQ ETF로, 4억5000만달러(약 5570억원)어치에 달한다. 순매수 5위인 SOXL ETF도 1억4976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3배 레버리지 종목이 5개나 된다.

이들 종목을 적극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은 떨어지는 수익률을 넋 놓고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긴축과 전쟁 리스크가 당분간 이어지는 만큼 추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3배 레버리지는 음의 복리 효과로 인해 등락이 반복되는 변동성 장세에서 더 불리하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