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핫종목 - 한화솔루션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주택 지붕에 설치된 한화큐셀 모듈. /사진=한화큐셀 제공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주택 지붕에 설치된 한화큐셀 모듈. /사진=한화큐셀 제공
신재생에너지주는 성장산업의 대표 주자 격이다. 다만 주가는 기대만큼 오르지 못한 업종이다. 업종의 대표 격인 태양광산업도 마찬가지다.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수혜 강도가 갈수록 약해진 데다 태양광 패널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까지 겹쳤다. 하지만 투자 관점에서는 저가 매력이 높아졌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평가다. 올해 호재 기대도 있다.

한화솔루션은 화학(케미칼), 큐셀(태양광 모듈), 첨단소재(자동차, 태양광, 전자 소재)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주로 태양광산업 부문인 한화큐셀이 주가를 움직이는 동력이다. 한화솔루션 주가는 3만3850원으로 2월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4.78% 떨어졌다. 최근 1년 주가는 -25%로 부진한 편이다. 다만 2월 한 달간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동안에도 오히려 3%대 반등세를 보였다. 서서히 바닥을 짚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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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가격 하반기 안정화

한화솔루션의 태양광산업 부문은 한화큐셀이다. 큐셀은 태양광 모듈을 말한다. 태양전지의 최소 단위를 셀이라고 하는데, 태양광 모듈은 셀 여러 장을 직렬로 연결해 높은 전압을 얻도록 패널 형태로 제작한 것이다. 태양광 모듈의 원재료는 폴리실리콘이다.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된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폴리실리콘을 직접 생산했다. 2011년 kg당 60달러대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0년 7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중국이 공급을 늘리면서 만들어 쓰는 것보다 사서 쓰는 게 나을 정도가 됐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에 폴리실리콘 생산을 접었다.

하지만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다시 30달러대로 급등하면서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한화큐셀이 32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유다. LG전자가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태양광산업을 종료하는 것도 폴리실리콘으로 인한 적자의 영향이 컸다. 국내에서 태양광 모듈 사업을 주력으로 미는 회사는 사실상 한화큐셀만 남게 됐다.

악화일로일까. 반전의 기미는 보인다. 미국 태양광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경쟁자였던 중국 태양광 제품은 미국 수출 제한을 받고 있다. 한화큐셀은 미국 주거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프리미엄 모듈인 N타입 태양광 셀에 집중 투자하면서 경쟁업체를 따돌린 결과다. 태양광 시설 EPC(설계·조달·시공) 능력도 갖췄다. 미국 시장 경쟁자이던 LG전자가 철수한 것도 긍정적이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모듈, 전지 등에 대해 2030년까지 세액을 공제하는 태양광산업 육성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법안이 통과되면 한화솔루션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세전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생산설비를 확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 증설 호재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은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한 컨퍼런스콜에서도 현재 1.8기가와트(GW) 수준인 미국 생산 능력을 2025년 기준 6.9GW까지 증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폴리실리콘의 가격 전망도 긍정적이다. 가격 하락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하반기부터 가격이 안정화될 전망이다. 중국의 전력 부족 상황이 완화되고 폴리실리콘 증설이 이어지면서 공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계 폴리콘 생산 능력은 현재 62만 톤이지만 55만 톤이 건설 중이고, 대부분 올해 말까지 가동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폴리실리콘의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의 공급 증가가 구조적으로 이어진다는 예측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kg당 5달러만 떨어져도 연간 1600억원 이상의 원가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한화솔루션이 2025년 실적 목표를 자신 있게 내놓은 것도 이 같은 전망에 근거한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보다 각각 2배,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가이던스를 9조원으로 제시한 뒤 실제 1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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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에 수소...높아지는 ESG 매력

ESG 관점에서도 한화솔루션은 탈탄소 사회에 가장 적합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ESG 위원회를 설치한 한화솔루션은 375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등 ESG 경영에 방점을 찍어왔다.

가장 큰 매력은 태양광과 수소의 합작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한 음이온교환막 수전해설비의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저장탱크도 제작하고 있다. 태양광-수소로 이어지는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에 빠질 수 없는 핵심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국민연금 등이 포함된 연기금이 올해 들어 한화솔루션을 466억원 순매수한 것도 긍정적이다. 투자 주체 가운데 가장 큰 순매수액이다. ESG 투자 원칙을 강조하는 연기금의 일관된 순매수는 한화솔루션이 ESG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을 갖췄다는 점을 방증하는 셈이다.

문제는 주가 대응 전략이다. 최근 소폭 반등했으나 완전한 반등 흐름은 아니다. 증권업계에서도 매수를 해야 하지만, 시기는 서두르지 말라는 평가가 많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법안 통과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과 태양광 부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1분기에 급하게 사들이지 말라는 얘기다. 상반기까지 이어질 큐셀 부문 적자를 고려하면, 중장기 성장성을 보고 2분기 중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태양광 부문 적자 등 최악의 국면은 정점을 지났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는 내리면서도 투자 의견은 오히려 ‘매수’를 넘어 ‘톱픽’으로 꼽는 이유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화학주 수준에 머문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한화솔루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수준으로 코스피 평균에도 못 미친다. 한화솔루션의 목표주가 평균은 4만7700원이다. 상승 여력 40% 이상이다. 3개월 전(5만5700원) 대비 급락했지만, 하반기 태양광 흑자전환을 고려하면 목표주가도 점차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