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로 꼽히는 동박 수요가 갈수록 급증하면서 동박 가격 상승에 따른 관련주 수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동박주들이 주가 조정을 받으면서 저가 매수 매력도 커졌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박 생산업체 SKC는 13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20%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다른 동박 생산업체 일진머티리얼즈와 솔루스첨단소재도 30%가량씩 빠졌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수급 악화에 금리 인상 우려 등이 겹친 원인이 컸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국 내 동박 수요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주가 반등의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월 중국 시장의 동박 평균 가격은 t당 10만7000원으로 지난해 전고점 수준에 달했다. 중국 국성증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 내 두께가 6마이크로미터(㎛) 이하인 고품질 동박의 수요는 28만8000t이지만 중국 내 생산능력은 24만5000t으로 공급 부족이 이어진다. 공급 부족분 4만t을 국내 업체가 절반만 공급한다고 해도 수출액은 최소 3억2696만달러(약 3900억원)란 계산이 나온다. 지난 1월 동박 수출 평균 가격인 t당 1만6348만달러에 2만t을 곱해서 나온 결과다.

중국 내에서 동박 공급이 달리는 것은 보급형 전기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연간 전기차 도매 판매는 지난해보다 70% 늘어난 550만 대로 예상된다. 고품질 동박을 생산하는 한국과 일본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이유다. 직접 관련주도 있다. 중국 1위 동박 업체인 왓슨(Wason)은 SK가 지분 30%가량을 확보, 2대 주주로 올라서 있다.

중국 내 동박 수요는 곧 글로벌 동박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고품질 동박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도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박은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이기 때문에 공급 부족 현상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기술적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