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조 기자. 오늘 들고 온 기업은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 저는 단연 여행인데요. 리오프닝에 주목받는 숙박공유 플랫폼, 바로 에어비앤비(ABNB)입니다.

<앵커>

아직 한국은 확진자수가 최대 수준이지만, 세계적으로 엔데믹과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익스피디아, 메리어트호텔 같은 리오프닝 종목들 모두 강세를 보였는데, 에어비앤비 주가도 지난주 크게 뛰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주 에어비앤비 주가가 190달러대까지 올랐다가 주간 단위로는 5.36% 오른 174.90달러에 금요일 장을 마쳤습니다. 흐름을 보면 1월말 140달러선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가 미국내 최초로 '엔데믹 전환'을 발표했죠. 미국 정부 차원의 '포스트 팬데믹' 발표를 검토 중이고, 실제로 제가 최근에 한 인터뷰에서도 "이미 엔데믹은 시작됐다"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우리도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꺾인다면 한 두달 뒤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보는데,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기다리고 있는 에어비앤비 오늘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실적이었죠. 월가 전망치가 상향됐는데, 그 보다도 더 높게 나왔다구요?

<기자>

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바로 실적이었는데요. 에어비앤비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무려 78.3% 높아진 15억 3000만달러, 주당순이익은 예상치의 두 배 수준인 $0.08를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직격탄을 받았던 시기였던 것을 감안해도, 4분기 오미크론이 한창 확산되던 시기였거든요. 예약건수가 60% 상승했고, 총 예약금액을 나타내는 Gross Booking Value는 무려 91%나 늘었습니다. 평균 객단가도 20% 상승했구요.

여기에 순이익이 흑자로 개선되면서 재무 수치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현금창출능력, 그리고 잉여현금흐름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모두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시장이 더 주목한 것은 단연 앞으로의 실적일텐데요. 올 1분기 숙박예약건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1월에만 올 여름여행 예약이 벌써 2019년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에어비앤비는 1분기 가이던스도 매출 최대 14억 8000만달러로 전망치를 상향했습니다. 시장 전망치인 12억4000만달러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죠.

<앵커>

해외여행이 벌써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니 놀랍습니다.

<기자>

이번 실적을 살펴보면 북미 지역, 그리고 유럽 지역의 활발한 성장,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팬데믹 기간 의미있는 변화들이 보였습니다.

바로 도시가 아닌 외곽 지역의 작은 마을들, 지역 사회에서의 숙박이 45%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이전의 여행은 뉴욕과 런던 같은 대도시의 관광이 주도하는 흐름이었다면, 팬데믹 기간에는 사람들이 없는 교외로의 여행, 그러니까 힐링과 휴식 테마의 여행이 크게 늘었습니다.

또 북미에서는 가까운 국내 지역 마을로의 여행이, 그리고 유럽에서는 붙어있는 인접국가로의 여행 수요가 커졌습니다. 비행기가 아닌 차로 움직이면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호텔과 달리 집을 한 채 통으로 빌리는 에어비앤비의 성장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 코로나 격리에 또 많이 활용된 수단 중 하나가 바로 에어비앤비라고 하네요.

한국을 비롯해서 싱가폴,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지역으로의 여행 소비가 다시 시작된다면 올해 에어비앤비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그런데 '코로나가 끝나도 이전으로 결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강조했다고요.

이게 무슨 뜻입니까?

<기자>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여행이란 개념 자체가 바뀌는, 여행산업에 있어서는 revolution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설명한 것인데요. 바로 요즘 뜨는 트렌드가 '워케이션(work+vacation)', '블레저(business+leisure)'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일과 여행, 주거지 개념의 경계가 무너지게 된다는 뜻이군요.

<기자>

네. 이제까지 에어비앤비가 외쳤던 것은 '어디든 당신의 집이 될 수 있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집과 그 현지의 라이프를 가져보라고 외쳤다면, 이제는 '어디든 당신이 일하는 곳이 될 수 있다'고 '리모트 워크(Remote Work)'로의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죠.

사실 이 이야기는 에어비앤비 상장 당시 브라이언 체스키 CEO가 던진 화두였는데요.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2년간 길게 진행되면서 미국 기업들에게는 재택근무, 원격근무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일종의 실험이 성공한 셈이었습니다. 물론 미국 기업들의 오피스 복귀가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만, "팬데믹으로 인해 근무 형태가 완전히 바뀌었다"라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죠. 비싼 고정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도 굉장히 유연한 근무 형태를 팬데믹 이후에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요. 또 반대편에서는 출장을 위한 여행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죠. 이미 줌 같은 기술이 출장의 필요성을 대부분 대체했구요. 오히려 장기간 오피스에 묶이지 않는 해외여행, 원격근무가 대세가 될 것이란 겁니다.

이번 실적이 이 변화를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에어비앤비 숙박 데이터를 보면 계약의 절반 이상이 일주일이 넘었고, 전체 중 24%가 28일 이상의 장기투숙이었습니다. 장기숙박의 경우 호텔보다 에어비앤비를 우선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단연 가격이죠. 주당으로는 보통 20%까지, 월간으로는 30~50%까지도 할인을 해주는데 특히 물가가 높은 나라일수록 가격 메리트가 크다고 합니다.

<앵커>

에어비앤비가 새로운 사업의 경쟁자로 넷플릭스를 꼽았다고요.

<기자>

지금 에어비앤비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여행지에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Experience 사업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투어·문화 체험 같은 것인데, 에어비앤비는 여기서 호스트가 갖고 있는 특별함,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계 다른 문화권에 있는 호스트들의 도움을 받아서 현지인이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것이 목표인데요. 예를 들어, 이탈리아 할머니 손맛의 파스타 배우기, 현직 셰프와 함께하는 스시 클래스, 한국의 경우 김장 경험 같은 것들이 있더라구요. 요리 클래스 뿐 아니라 아웃도어, 음악, 동네 문화·컬쳐 등으로 분야가 다양합니다.

체스키 CEO는 앞으로 여행 산업의 성공 열쇠는 '누가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될 것이라며,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원칙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 에어비앤비가 새로운 세계에서 호스트와 여행자를 위한 놀라운 경험을 디자인하는 데 집중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는 더 많은 직접 경험을 찾는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그렇기에 넷플릭스나 또는 메타버스보다도 에어비앤비가 경쟁력있다고도 강조했구요.

에어비앤비가 좀 약하다고 꼽혀왔던 대도시, 뉴욕의 매출도 세계적인 뮤지컬 공연을 배우와 연계하는 등 경험 사업을 통해 2배로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이전 에어비앤비는 원래 항공, 호텔 관련 연계 사업 고민했었는데, 최근 인터뷰에서는 브라이언 체스키가 여행과 경험이란 핵심사업에 더 집중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을 고려중이란 것은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이건 일종의 설문조사 결과에서 시작된 이야긴데요. 브라이언 체스키 CEO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올해 저희가 상품을 출시한다면, 어떤게 좋을까요?"라고 질문을 던지자, 여기서 1위가 바로 '가상화폐 결제(Crypto Payments)'였습니다. 그 외에 투명한 가격 제시,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 장기투숙 할인 혜택 등이 나왔는데, 체스키 CEO는 이 중 대부분이 진행 중이라고 대답을 했는데요.

최근 블록체인 기반 숙박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에어비앤비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압박을 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디트래블이 있죠. 에어비앤비 역시 상장 당시 미 SEC에 제출한 문서에 보면 가상화폐 신기술 적용 여부가 여행 숙박업의 성공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설명한 부분도 있어서 머지 않아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 도입을 위한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에어비앤비 현재 주가 수준이 고평가되어 있다라는 논란도 여전하지 않은가? 월가에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월가에서도 일단 리오프닝과 함께 에어비앤비의 실적이 회복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목표가 평균적으로 200달러대, 최고 목표가는 루프 캐피탈이 250달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봐도 이번 실적 발표를 앞두고 10%에서 20% 넘게까지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는 모습을 나타냈는데요.

다만 에어비앤비의 시총은 1111억달러로 글로벌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와 힐튼을 합한 것보다 여전히 크죠. 고평가 논란도 여전하고 또 주가의 변동성이 크다라는 지적은 높습니다. 상장 이후 2022년 현재까지 에어비앤비 주식 연간 변동성이 56%로 S&P500의 3배 수준이거든요. 월가에서는 에어비앤비가 적자를 감안하고도 창조적 사업을 추진했던 시기를 넘어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으로 변화했다며, 일각에서는 주가가 더 올라갈 미래성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죠.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였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엔데믹에는 여행"…다시 뛰는 에어비앤비 [뉴욕증시 A to 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