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쿠 브랜드 광고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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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TV 스트리밍 업체 로쿠(Roku) 주가가 25%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향후 전망도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못 미친 영향이 크다. TV 판매량 부진, 공급망 붕괴, 활성 사용자 증가세 둔화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미국 동부 시간) 낮 12시 기준 로쿠 주가는 25.74% 하락한 107.9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6일(-3.98%), 17일(-10.37%)에 이어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로쿠는 미국 TV 스트리밍 시장의 약 40%를 장악하고 있는 업체다. 로쿠 단말기를 설치하면 200개 수준의 무료 채널을 볼 수 있고 넷플릭스,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의 유료 채널도 가입할 수 있다. OTT의 '터미널'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주가는 지난해 7월 48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이후 백신 보급 확대와 이에 따른 리오프닝 움직임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매출과 활성계정 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주가는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17일 발표한 4분기 실적도 기대를 밑돌았다. 매출 8억6530만달러로 컨센서스(8억9400만달러)에 못 미쳤다. 매출 증가율도 33%로 전 분기 51%, 2분기 81%보다 둔화됐다. 1분기 가이던스도 매출 7억2000만달러로 컨센서스 7억4850만달러보다 적었다.
로쿠 최근 1년 주가
로쿠 최근 1년 주가
로쿠도 올해 실적 둔화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브 라우든 로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30% 중반대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며 "TV 시장을 강타한 공급망 붕괴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올해도 공급망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앤서니 우드 로쿠 창업자도 "TV 판매량이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을 밑돌 가능성이 높아 고객 계정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광고 매출과 관련해서도 "올해 내내 광고주의 광고 지출이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보탈리서치는 로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95달러로 낮췄다.다. 경쟁 심화, 거시 경제 악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