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다시 고조된 우크라이나 전쟁 분위기가 이날도 이어졌습니다.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이 가파른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추가 하락을 막았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0.72% 떨어진 4,348.87, 나스닥지수는 1.23% 밀린 13,548.07, 다우지수는 0.68% 하락한 34,079.18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였습니다.

우크라이나 반군이 활동하는 돈바스 지역의 루간스크·도네츠크자치공화국은 “전쟁에 대비해 주민들은 러시아로 피신하라”고 공지했습니다. 난민 규모는 총 70만여 명에 달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가 대피처를 제공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러시아는 19일에도 맹방인 벨라루스와 함께 대대적인 훈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서방 측은 조만간 전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벨라루스에 대한 경제 제재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긴급 연설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결심했다는 근거를 갖고 있다”며 “수일 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이라고 또 경고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역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군이 과거보다 더 많이 집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카펜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미국 대사는 “국경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지난달 말 10만여 명이었는데 지금은 최대 19만 명으로 늘어났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내 최대 규모의 군사 동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긴장이 극적으로 풀릴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오는 23일 국무·외무장관 회담을 갖기로 했습니다.

월가 일각에선 러시아의 실제 공격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이스 창 JP모간 글로벌연구 총괄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긴장이 이어지면서 오는 2분기까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5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컨티뉴엄 이코노믹스의 마이크 갤러허 거시경제 총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러시아로선 잃을 게 너무 많다는 겁니다.

Fed 위원들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는 조금 줄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공개 행사에서 “3월에 기준금리를 올려야겠지만 한꺼번에 50bp(0.5%포인트) 인상하기엔 설득력이 약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물가가 너무 높은 게 사실이지만 점차 둔화할 이유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하반기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할 때 주택저당증권(MBS)을 서둘러 매각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대규모 양적긴축에 반대한다는 겁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상임 위원입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이사(부의장 지명자)는 “3월부터 연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번에 25bp씩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강력 시사했다는 평가입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는 “물가 압력이 높기 때문에 실질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억제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물가 압력이 결국 떨어진다면 공격적인 긴축 필요성은 낮아지게 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넷 수석투자전략가는 “향후 6개월간 기준금리 인상 충격이 경기 침체 타격으로 바뀔 수 있다”며 “Fed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성향을 강화하면서 불황 위험성이 커졌다”고 경고했습니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증권 선임시장분석가는 “우크라이나에서 결국 전쟁이 터질 것이란 불안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중대한 긴장 완화 국면이 전개되기까지 지금과 같은 살얼음판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연휴 앞둔 미 증시 “일단 팔고” ② 포드, 전기차 분리하나? ③ “이란 원유 나와도 어렵다” ④ 윌리엄스Fed “단계적 긴축” ⑤ 다음주 PCE 물가 또 공개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