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가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 코스닥시장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메자닌(주식 연계 채권) 물량인 데다 최근 주가 하락세를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우려를 지웠다는 평가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우름자산운용 등 5곳의 투자자가 천보의 CB, BW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천보의 메자닌 발행 규모는 지난해 6월 CJ CGV가 3000억원어치 CB를 발행한 이후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천보는 앞서 지난해 말 2500억원 규모 CB와 500억원 규모 BW를 발행하기로 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이날 종가 기준 천보의 시가총액이 2조883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 지분에 해당하는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투자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아우름자산운용은 1000억원 규모 CB를 매입할 예정이다.

천보는 2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와 전자소재 등을 생산하는 화학소재 업체다. 고성능 배터리에 들어가는 특수전해질인 P전해질(LiPO2F2), D전해질(LiDFOP) 등을 생산한다.

천보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공장 증설에 쓸 계획이다. 2020년 약 2000t 수준이던 전해질 생산량을 2025년까지 1만2000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