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 1월 중국펀드에 약 9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서학개미 대신 중학개미가 뜬다.’ 연초부터 국내와 미국 증시가 주춤한 사이 이 같은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북미펀드보다 중국에 훨씬 많은 뭉칫돈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중국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중학개미(중국 주식 투자에 나선 개인)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서둘러 투자에 나선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여전히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 중국 증시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직 섣불리 투자에 나설 때가 아니다’는 분석이 맞서고 있는 상태다. 국내 4대 증권사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들어봤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그래픽=허라미 기자
중학개미 부활 소식…여전히 조심스러운 시선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해외주식형 펀드 중 ‘중국펀드’ 카테고리에 유입된 금액은 932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준으로 북미펀드(8583억원)를 넘어섰다. 이를 토대로 ‘중학개미의 부활’ 소식이 곳곳에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통계 착시’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큰 중국 관련 펀드인 미래에셋TIGER차이나전기차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곤 유의미하게 자금이 유입된 펀드가 사실상 전무하다. 중국과 연계된 여러 상품의 수치가 합쳐져 통계상 9000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나타났을 뿐 실제 중학개미 열풍으로 불릴 만한 움직임이 발견되고 있진 않아서다.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 시선도 여전히 보수적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부양 정책 강화 가능성과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증시에 긍정적인 이벤트가 될 수 있지만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주가 반등은 비중 축소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 리스크나 미·중 갈등의 불씨가 걸림돌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3기 정책을 주목하라

그럼에도 3월 이후 중국 증시가 차츰 반등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하반기로 갈수록 불확실성이 걷히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3월 양회 이후 정책 방향성이 구체화되는 1분기 말부터 증시가 점차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통화 완화 정책 효과가 올해 말로 갈수록 점차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예상하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예상치는 5.2%. “1분기 성장률이 소비 둔화 영향으로 저점을 형성한 후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주목할 만한 테마로는 아직 시장이 꽃피우지 않은 메타버스 분야나 정부의 강한 육성 의지가 느껴지는 신재생에너지, 소비주 중 정책 효과가 기대되는 가전산업을 꼽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사 역시 “올해 중국 경제는 상반기에 연 4% 수준의 낮은 성장세를 지속하다 하반기에 조금 개선되는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3기 출범을 앞두고 그 전까지 강력한 규제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가을 공산당대회 전후에 조금 완화된 규제 수준으로 바뀔 것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후반부터 중국 정책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리스크는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4대 증권사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 “홍콩이 뜬다”
그렇다면 4대 증권사가 추천하는 투자처는 어디일까.

NH투자증권은 중국 본토 주식보다는 규제 리스크로 인해 조정받아온 홍콩 증시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홍콩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 구간에 있는데 항셍지수와 H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실적은 2021년을 저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 12월 이후 해외 펀드 자금과 중국 본토 자금의 홍콩 시장 유입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홍콩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와 피델리티차이나펀드를, 개별 종목으로는 텐센트를 추천했다. 삼성증권 역시 1순위 추천 종목으로는 텐센트를, 추천 ETF로는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제시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