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개발한 KEDI3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 상장식이 8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됐다. 왼쪽 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상무,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부문 대표,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한국경제신문이 만든 KEDI3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TIGER KEDI 혁신기업ESG30 상장지수펀드(ETF)’를 8일 출시한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130여 명이 선별한 혁신기업 30곳에 투자한다. 역사적으로 혁신기술을 갖춘 기업의 주가는 다른 지수에 비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금융상품이란 평가가 나온다. 개별 주식처럼 모든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매매할 수 있다. KEDI30은 주요 상장사 CEO 100여 명과 금융투자회사 CEO 30여 명이 뽑은 혁신기업의 주가를 종합해 지수로 산출한 것이다. CEO 130여 명이 혁신기업 50곳을 선정하고 한경, 연세대 경영대 동반경영연구센터, IBS컨설팅이 공동 개발한 ESG 평가모델을 적용해 30곳을 최종적으로 추렸다. CEO들이 직접 고른 기업들로 지수를 만든 것은 KEDI30이 유일하다. 산업을 이해하는 현장의 평가를 반영함으로써 숫자로만 평가하는 다른 지수와 차별화했다.30개 기업은 △정보기술(IT) △플랫폼 △미래기술 △바이오 등 4개 혁신 분야로 나뉜다.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LG이노텍,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부터 솔브레인, 레고켐바이오, 리노공업 등 강소기업까지 두루 이름을 올렸다. 이 ETF를 매수하면 이들 30개 기업에 동시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한경은 매년 CEO들을 대상으로 혁신기업을 뽑는 설문조사를 해 구성 종목을 변경한다. 정기 변경 시기가 아니더라도 주주가치 훼손 등 ESG 경영에 문제가 생긴 기업은 지수위원회를 열어 종목에서 제외하는 등 특별 변경도 시행한다.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장기 우상향하는 미국 대표지수와 달리 국내 대표지수는 왜 박스권에 갇혀 있을까’라는 고민이 상품의 출발점이었다”며 “미국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혁신을 주도하고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지만 한국은 시총 상위 기업 중 그렇지 못한 기업이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하는 ‘착한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면 국내 시장에서도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TIGER KEDI30 ETF는 CEO들이 직접 종목을 고르기 때문에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성장 가능성이 높은 테마를 골라 관련 우량주를 하나의 꾸러미에 담아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불안한 시장 상황에선 분산효과를 극대화한 ‘안전띠’ 역할을, 상승장에선 여러 종목의 수익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선물꾸러미’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혁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테마로 한 ETF가 시장에서 쏟아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테마에 올라타고 싶어하는 고객을 위해 운용사마다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작년 9월 상장한 FOCUS 혁신기업액티브 ETF는 혁신기업이란 테마에 집중한 ETF다. KODEX200 ETF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 네이버 등을 담고 있다.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 ETF 역시 운용자산의 70%를 코스피지수 구성 종목에, 나머지 30%는 혁신기술 테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일각에서는 혁신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ETF와 코스피200 등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국내 우량주를 분산해 담고 있기 때문에 상품별 차별화는 물론 벤치마크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ESG 관련 ETF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는 이는 많지 않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PwC도 향후 3년간 유럽에서 ESG가 주도하는 테마형 ETF가 큰 성장을 이뤄낼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코스콤이 운영하는 ETF CHECK에 따르면 ESG로 검색되는 국내외 ETF는 112개 종목에 달한다.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글로벌 ETF 가운데 ESG, 탄소배출 등 환경 키워드를 포함한 ETF는 5.9%였다.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는 기업을 담은 ETF부터 임원들의 성별·인종 다양성을 검토하고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ETF까지 세분화된 ESG 전략을 담은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하지만 ESG ETF는 올 들어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ESG 평가 모델을 갖추고 있는지, 투자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등을 선별해내는 선구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과거 평균 성장률을 달성한다면 ETF 순자산총액이 80조원을 가뿐히 넘어 9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역시 미국처럼 액티브·테마형 ETF가 전체 ETF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년 성장하는 ETF 시장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F는 총 539개다. 이들 ETF의 순자산총액은 71조9024억원이다. 2019년 말 ETF 개수와 순자산은 각각 450개, 51조7123억원이었다. 이듬해 468개, 52조365억원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작년 말 534개, 73조9675억원으로 급증했다.올해는 증시 조정세가 이어지며 지난해 말 대비 ETF 순자산총액이 소폭 줄었다. 하지만 향후 다양한 상품이 상장될 것으로 보이면서 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코스피지수가 17% 하락한 2018년에도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5% 증가했다.지난 5년간 ETF 순자산총액은 연평균 24% 늘었다. 이 같은 추세가 올해도 이어지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올해 80조원을 넘어 9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테마·액티브 ETF가 새 동력최근 ETF의 성장세를 가속화하는 건 테마형 ETF로, 그중 가장 인기를 끄는 건 전기차 ETF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의 순자산총액은 3조1800억원으로 간판 ETF인 KODEX 200에 이어 국내 ETF 중 2위에 올라 있다. ‘TIGER 2차전지테마’의 순자산총액은 1조2840억원, ‘KODEX 2차전지산업’도 1조19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 관련 ETF가 출시 6주 만에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테마형 ETF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주식형 액티브 ETF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4개 운용사가 8개의 주식형 액티브 ETF를 한꺼번에 내놓으면서 이 시장이 본격 개화했다. 한국거래소가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를 낮춰 운용 자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히자 시장 확대를 둘러싼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는 개인투자자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ETF도 테마·액티브로 매년 성장미국 ETF 시장의 성장 경로를 보면 한국 ETF 시장의 미래를 점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의 ETF 순자산총액은 2018년 3조3710억달러에서 2019년 4조3960억달러, 2020년 5조4490억달러로 매년 급증했다.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액티브 ETF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ARK 이노베이션 ETF’다. 해당 ETF는 작년 24%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22%가량 하락 중이지만, 2020년 152.5%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나타내 액티브 ETF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넓혔다. ARK 이노베이션 ETF는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성격이 있어 테마형 ETF의 면모도 지닌다.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테마형 투자를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부상으로 미국 펀드 시장에서 테마펀드의 투자가 늘어나 ETF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