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해외패션·니치 향수·온라인몰 등 3각 편대를 앞세워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연 매출 2000억원대를 책임지던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면세점 사업 고전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황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주목된다. 코로나19 이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전략이 사상 최고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인터 '럭셔리 3각 편대' 실적 홈런
니치향수 명가 등극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162% 증가한 886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8% 증가한 1조4333억원으로 추정된다. 모두 창사 이후 최대 수준이다.

화장품 부문에서 비디비치의 부진을 니치향수로 대체제 라인을 구축한 영향이 컸다. 니치향수는 전문 조향사가 향수 마니아를 겨냥해 만든 고가 향수다. 한 병에 20만~30만원대지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향수계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고급향수 시장은 2016년 4650억원에서 지난해 6200억원대로 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바이레도, 딥디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대표 니치향수 브랜드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총 9개로 국내 뷰티업체 중 가장 많다. 지난해 간판 니치 향수 브랜드 매출은 각각 30~40% 증가했다. 오프라인 유통망인 백화점 매장 수도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산타마리아노벨라의 백화점 매장 수는 24개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15개)보다 9개 늘었다. 같은 기간 딥디크는 27개에서 33개, 바이레도는 10개에서 14개로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자체 브랜드 비디비치 등 국내 화장품 매출이 지난 4분기에 200억원대로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니치향수가 속한 수입 화장품 매출이 같은 기간 약 610억원에서 690억원대로 늘어나며 감소폭을 상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니치 향수는 일반 화장품보다 단가가 높아 매출 증가폭도 크다”고 말했다.
해외패션·온라인 ‘훨훨’
신세계인터내셔날 ‘본업’인 해외패션은 실적을 이끄는 공신이다. 패션부문은 매출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해외패션사업부 시절부터 수입하던 아르마니 외 메종 마르지엘라, 셀린느 등 판권을 보유한 명품 브랜드들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골프웨어 브랜드인 제이린드버그도 지난해 국내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등 골프 열풍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3000억원대였던 해외패션 매출은 지난해 4500억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신뢰성이 중요한 럭셔리 소비 심리에 맞춰 병행수입은 제외하고 정식 수입 제품만 판매해 입소문이 났다. 지난해 에스아이빌리지 거래금액은 2330억원으로, 론칭 첫해인 2016년(27억원)의 86배로 커졌다. 전체 매출의 15%가 온라인몰에서 나오는 셈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뷰티 전문 앱 ‘에스아이뷰티’를 출시했으며 올해 에스아이빌리지를 대규모 리뉴얼해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올해 거래금액 목표치는 3000억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와 별개로 지난해 10월 해외와 국내로 나뉘어 있던 사업부를 합치는 조직 재편을 통해 럭셔리 패션 유통망을 한층 강화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