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많이 빠졌습니다. 전날 미 중앙은행(Fed)이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금리 인상기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0.54% 밀린 4,326.51, 나스닥지수는 1.40% 떨어진 13,352.78, 다우지수는 0.02% 하락한 34,160.78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개장 초반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FOMC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이 일면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탔습니다.

미국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6.9%로 깜짝 성장한 점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시장 예상치(5.5~5.6%)를 크게 웃돈 겁니다. 미국 경제는 작년에 5.7%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점심 때쯤부터입니다. 테슬라 리비안 루시드 등 전기차 기업 주가가 10% 안팎 급락했습니다. 인텔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대표적인 기술주·성장주들이 집중적인 매도 타깃이 됐습니다.

채권 시장도 증시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내린 연 1.81%,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5%포인트 오른 연 1.18%로 각각 마감했습니다.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간 격차가 대폭 축소(일드 커브 플래트닝)된 겁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졌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인상 속 경기 침체) 걱정이 커졌습니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점차 좁혀져 역전되면 본격적인 경기 침체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신규 청구자는 26만 명으로, 전주 대비 3만 명 줄었습니다. 전문가 예상치(26만5000명)보다도 적었습니다. 새로운 실업자가 그만큼 줄어든 겁니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대체로 충족하거나 상회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굳이 악재를 찾아나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테슬라와 인텔, 컴캐스트 모두 예상치를 상회한 주당순이익(EPS) 및 매출을 발표했으나 공급난 지속 등 우려가 주가를 떨어뜨렸습니다.

다만 이날 폐장 직후 나온 애플 실적은 시간외거래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습니다.

애플의 4분기 EPS는 2.10달러로, 예상치(1.89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매출은 1239억달러에 달했습니다. 단일 분기로 역대 최대입니다. 시장 전망(1186억6000만달러)을 여유있게 상회했습니다.

작년 9월 판매하기 시작한 새 아이폰(아이폰13) 덕분에 아이폰 매출이 9% 늘었습니다.

다만 애플은 실적 가이던스는 내놓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2020년 팬데믹(대유행) 이후부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하지 않습니다.

금리인상기 투자 방법과 관련, 스탠리 드러켄밀러 두케인캐피탈 창업자는 “국채 금리의 스프레드 축소는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고”라며 “향후 수개월간 국채 금리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금리 오를 때 증시 호황? ② “경제 튼튼”…미 4분기 깜짝 성장 ③ 테슬라·인텔 호실적에도 주가 급락 ④ ‘애크먼 효과’ 넷플릭스 언제까지? ⑤ 미국도 암호화폐 규제 움직임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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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