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발작 및 LG엔솔 쏠림에
2600대 중반도 내준 코스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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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1조5000억원대 매도 공세에 코스피 낙폭이 약 3%로 커졌다. 장중에는 낙폭이 3.48%에 달하기도 했다. 장 초반 2700선이 무너졌고, 2600선 사수 여부도 걱정하게 됐다.

하락의 배경으로 꼽을만한 이슈는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드라이브에 따른 우려, 기업공개(IPO)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415,500 +1.34%)으로의 수급 쏠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여럿이다.

문제는 하락의 속도다. 올해 들어 코스피의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0일 마지막 반등을 끝으로 5거래일동안 250포인트 가깝게 하락했다. 작년 종가와 비교하면 한달여만에 낙폭이 12%에 달한다.

27일 오후 1시57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84.45포인트(3.12%) 내린 2624.79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초반에는 보합으로 시작했다가 잠시 상승 권역에 머무르기도 했지만, 이후 급락세를 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5551억원 어치 현물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의 영향이다. 이에 더해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5032계약 순매도 중이다. 개인도 현물 주식 매도금액은 1510억원이다. 기관이 홀로 1조7146억원 어치 주식을 사고 있다.

가장 큰 하락 원인은 간밤 종료된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회의 종료 이후 공개된 성명에서는 오는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이미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회의 종료 이후 가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 상승 중이던 미국 증시를 끌어 내렸고, 이 영향이 한국 시장에까지 미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말했다. 금리를 여러 번 올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 발언의 영향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단숨에 연 1.8%선을 돌파해 1.87%까지 치솟았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다. 우선 한반도 인근에서는 북한이 이날 오전 8시께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발 발사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과 17일에도 각각 2발의 탄도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자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국가들과 러시아의 긴장도 이어졌다. 이날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의 고위 외교당국자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4자회담을 개최했지만, 휴전을 위한 노력을 재확인한다는 원론적 이야기만 성명에 담겼다.

한국 증시 내부적으로는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수급을 빨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보다 99% 높은 59만7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급락해 현재 49만85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이 공모를 통해 받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파는 가운데, 이 물량을 기관이 모두 받아내고 있다. 기관은 이날 오후 1시20분 잠정 집계 기준 1조3352억8200만원 어치의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사고 있다. 현재 주가 기준 시가총액이 116조6490억원으로 SK하이닉스(111,000 -2.20%)(약 82조원)을 30조원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에 올라 있다.

이에 따라 패시브펀드는 시가총액 비중대로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하려면 다른 종목을 팔아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에 반영되기에 LG에너지솔루션을 담기 위해 다른 종목을 파는 기관 수급은 코스피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진다.

패시브 펀드 외에도 2차전지 테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급의 영향도 상당해 보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기존 2차전지 테마형 ETF에 담겨 있는 LG화학(502,000 -1.95%), 삼성SDI(591,000 -1.99%)의 낙폭이 각각 8%대와 5%대로 두드러지게 크다.

이외에도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796,000 +0.38%)가 5%대로, SK하이닉스카카오(80,400 -2.66%)가 4%대로 하락 중이다. 호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67,500 -0.88%)네이버(271,500 -1.81%)도 2%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7.30포인트(3.09%) 내린 854.79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000억원 어치와 1098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고, 기관이 6290억원 어치를 사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474,800 -0.23%)만 오르고 있다.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하지만 엘앤에프(269,100 +8.51%)가 8%대, 카카오게임즈(56,000 -1.06%)가 6%대, 펄어비스(57,600 -0.86%)가 5%대, 위메이드(66,400 -1.34%)가 4%대 등 대부분 종목이 3% 이상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긴축 우려가 커지고, 한반도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데 따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원(0.42%) 오른 달러당 1202.70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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