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26일 오전 9시 31분입니다. 이번 주 내내 출렁였던 3대지수 선물은 개장 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오늘 월가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역시 현지시간 오후 발표될 FOMC 결과입니다.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연 1.77% 수준으로 전날보다 소폭 하락중이고,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연 1.02%선에서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관련해서 바로 지난해 12월까지 연준 부의장을 지냈던 랜들 퀄스가 FOMC 발표 하루 전인 어제 세계 중앙은행들의 싱크탱크인 OMFIF와 대담을 했는데, 퀄스 전 부의장이 여기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연준이 금리를 0.5% 높이는 것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한다면 시장의 큰 충격이 올 것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낮고, 3월에 자산매입 종료와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도 시장에는 충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한편으로 참고할 부분이 될 듯 합니다.
최근 뉴욕 증시의 변동성과 또 오늘 FOMC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장 초반의 분위기가 장 막판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이 외에 주목할만한 종목과 살펴볼만한 것들도 짚어볼까요.
오늘 개장을 앞두고 좋은 소식을 짚자면 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제 장마감 후 호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도 그렇고,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과 주당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오늘 프리장에서 주가가 4% 넘게 뛰었고요.
오늘 개장 전에도 미국의 통신기업 AT&T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AT&T의 분기 매출은 409억 6천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0.78달러입니다. 프리마켓에서 이 회사의 주가는 1.8% 상승했습니다.
비록 프리마켓에서 주가는 1% 넘게 떨어지고 있지만 대형 제약주 가운데 하나인 애벗도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매출 114억 7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1.32달러의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오늘 FOMC 이후에 실적을 발표할 테슬라와 인텔에도 관심이 모입니다. 시장 컨센서스 살펴보면 테슬라는 매출 168억8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2.2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요, 인텔은 매출 183억 3천만달러, 주당순이익은 0.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개장 전 거래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4% 넘게 올랐고, 인텔은 1% 상승 중입니다.
인텔의 경우는 투자 심리에 도움이 될 뉴스도 나와 있습니다. EU가 인텔에 부과했던 120억달러의 반독점 벌금이 법원에서 무효화됐습니다. 벌금을 부과한 유럽 집행위원회의 논리와 분석이 불충분했다는 겁니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지난 2009년 인텔이 시장에서 리베이트 등 경쟁자를 도태시키기 위한 전략을 썼고, 이것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인텔을 제소한 바 있습니다.
하나 더 살펴볼만한 것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사태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와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WTI는 전날보다 1% 오르며 배럴당 86.5달러 선에서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분석가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이 “앞으로 증시의 최대 위협은 유동성 위기가 될 것”라고 진단했다.엘에리언 고문은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기업들이 높은 금리를 주고라도 채권 발행을 하지 못할 경우 결과는 뻔하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인 핌코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물이다.엘에리언 고문은 “미 중앙은행(Fed)이 질서 있게 기준금리를 올릴 기회를 상실했다”며 “스스로 최악의 함정에 빠진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기 부양책을 또 내놓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까지 부진해졌다”며 “둔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엘에리언 고문은 지난달 3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선 “Fed가 미 경제의 경착륙에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상반기엔 금리 인상 위험이 증시를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이었다”며 “지금은 경기 침체 공포가 만연해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미국 민주당 정부 때 재무장관을 지냈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경기 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다.서머스 교수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소득 감소에 따라 자연스러운 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침체를 맞은 뒤 결국 물가가 둔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작년부터 미 중앙은행(Fed)과 정부에 각을 세워왔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란 주장은 틀렸으며, 시장 예상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서머스 교수의 진단이 맞았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관전평이다.서머스 교수는 “Fed는 단호한 긴축 태도를 견지해야 하지만 결국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ed의 인플레 목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기준 2.0%를 살짝 넘는 수준이다. 침체 후 소비가 둔화하고, 기업들이 상품·서비스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란 논리다.그는 “침체가 시작되면 Fed가 긴축 속도를 조금 늦출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추정하는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이 -2.1%(연율)까지 떨어졌다. 중요한 경제 지표들이 줄줄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애틀랜타 연은의 GDP나우는 1일(미 동부 시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정치를 전날 1.0%로 낮춘 데 이어 이날 또다시 -2.1%로 하향 조정했다. 이 수치는 지난달 말까지 1.9%로 추정됐었다.이날 추가 하향 조정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급락하고, 미 상무부가 내놓은 5월 건설 지출이 예기치 않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ISM의 6월 제조업 PMI는 53으로 5월(56.1)보다 3.1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세부 지수 가운데 신규 주문 지수는 5월(55.1)보다 거의 6포인트 낮은 49.2까지 떨어졌다.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24개월 연속 증가세가 끊어졌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확장, 낮으면 위축 국면임을 나타낸다.5월 건설 지출은 0.1% 감소로 돌아섰다. 4월에는 0.8% 증가했었다. 월가 예상치는 0.4% 증가였다. 이는 단독 주택 건설이 정체된 데 따른 것이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으로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건설 투자가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경기 침체는 일반적으로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일 때를 의미한다. 지난 1분기 -1.6%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한다면 경기 침체에 돌입하는 셈이다.다만 경기 침체 시기를 공식적으로 판단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경제활동의 심각한 위축이 경제 전반에 걸쳐 수개월 동안 지속되며 실질 GDP와 고용, 산업생산, 도소매 판매가 하락하는 시기를 경기 침체로 정의한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