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1990년대 초반 ‘버블(거품)경제’ 시대보다 더 비싸졌다.

부동산경제연구소는 2021년 수도권(도쿄, 가나가와, 사이타마, 지바)의 신축 아파트 가격이 평균 6260만엔(약 6억5835만원)으로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버블경제 끝 무렵인 1990년의 6123만엔을 21년 만에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3.3㎡당 가격도 93만6000엔으로 1990년의 93만4000엔을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도쿄 23구의 신축 아파트 평균가격이 8293만엔으로 7.5% 올랐다. 지난해 신축 아파트의 40%가 도쿄 23구에서 공급됐다.

23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아파트 평균값은 5061만엔으로 7.3% 하락했다. 가나가와의 아파트 가격은 평균 5270만엔, 사이타마와 지바는 각각 4801만엔, 4314만엔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직장에서 가까운 도심 지역에 아파트를 사두려는 고소득 맞벌이 부부의 수요도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렸다. 고가 아파트의 수요가 늘자 부동산회사들은 역세권 등 집값이 비싼 지역을 집중 개발했다.

지난해 새로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1억엔 이상 고가 아파트는 2760가구로 전체의 8%를 차지했다. 부동산경제연구소는 “소득 수준이 높은 가구가 늘어나 아파트값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신축 아파트 공급량은 3만3636가구로 전년 대비 23.5% 늘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