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위안화 가치가 더 뛰고 있다. 춘제(설) 연휴를 앞두고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위안화가 절하되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6일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3% 내린 1달러 당 6.324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15년 10월13일 1달러 당 6.3231위안 이후 6년 3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환율은 내려가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6년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인민은행은 외환시장 상황을 반영해 매일 오전 상하이외환시장(역내시장) 개장 전에 위안화 기준환율을 발표한다. 당일 역내시장 환율은 기준환율의 2% 내에서 움직인다.

역내시장 환율도 연일 떨어지고 있다. 25일 환율은 1달러 당 6.3261위안으로 전날보다 0.07% 떨어졌다. 2년 9개월 만의 최저치다. 26일 오전에도 최고 0.07% 하락세를 보였다.

위안화 환율은 미·중 갈등이 정점에 달했던 2020년 5월말 1달러 당 7위안대까지 올랐다가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하락세(위안화 강세)를 이어 왔다. 수출 호조에 외국인의 중국 금융시장 투자가 지속되면서 달러가 계속 유입됐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변동을 경계하는 중국 금융당국은 외환시장 참가자들에게 투기적 거래를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지난해 6월과 12월에는 자국 내 금융회사의 외화예금 준비금 비율(외화지준율)을 2%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해 9%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6월 외화지준율 인상은 14년 만에 나온 조치였다.

중국은 경제 성장의 3대 축인 수출과 소비, 투자 가운데 소비와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수출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위안화 강세(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들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환율 하락을 방어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인민은행이 지난해 12월과 이달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두 차례 인하하면서 위안화 환율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미국은 반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인데,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의 금리가 내려가고 미국 금리가 올라가 양국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 중국에 유입됐던 달러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디 청 크레디아그리콜 신흥시장선임전략가는 "각종 조치들에도 최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춘제를 앞두고 수출기업들이 그동안 쌓아뒀던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면서 위안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 설문을 통해 집계한 위안화 환율 전망치는 올해 말 1달러 당 6.5위안이다. 위안화 가치가 완만하게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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