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은 90년대 대중 보급 이후 30여 년간 쉬지 않고 진화했습니다. 제한적 정보에 일방적 접근만이 가능했던 웹 1.0(Web 1.0), 대중이 직접 정보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중심 웹 2.0(Web 2.0) 시대를 지나 현재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탈중앙화 프로토콜을 활용해 대중 모두가 운영 주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된 웹 3.0(Web 3.0)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는 다가오는 시대를 선도하고자 출사표를 던진 프로젝트들의 기술과 그들이 그리는 웹 3.0 시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미지=파일코인 공식 웹사이트오늘 알아볼 프로젝트는 탈중앙 분산형 스토리지 공유 시스템 '파일코인(Filecoin·FIL)'입니다. 파일코인은 블록체인 기업 프로토콜랩스(Protocol Labs)가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 기술 기반 탈중앙 분산형 클라우드에 토큰 이코노미를 결합한 스토리지 공유 시스템입니다. 획일화된 중앙 집중형 서버 시스템을 모든 컴퓨터를 연결한 분산형 서버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죠.
파일코인은 2017년 출시 직후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안데르센 호로위츠(a16z), 세콰이어 캐피털(Sequia Capital) 등 글로벌 벤처 캐피털 기업들과 투자자들로부터 코인 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2억5700만달러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테조스 ICO(XTZ·2억3200만달러 규모)를 제치고 ICO로 사상 최대 금액을 모금한 프로젝트가 됐죠.
도대체 왜 안데르센 호로위츠 등 거대 벤처 캐피털들이 선뜻 거액을 투자할 정도로 파일코인에 주목하게 됐을까요? 그들이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어떤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사진=ICODrops 캡쳐
"중앙 집중형 서버 VS 탈중앙 분산형 서버"
우리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네이버, 구글 등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간단한 클릭 몇 번으로 사진, 영상 등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가 정보를 얻는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유튜브에서 보고 싶은 영상을 클릭하면 컴퓨터는 유튜브 서버에 영상 데이터를 요청하고 유튜브 서버는 요청한 데이터를 우리에게 보내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죠.
간단히 말해 우리가 보는 사진, 영상 등 정보들은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를 가진 '중앙 집중식 서버'에서 온다는 뜻입니다. 네이버, 구글, 카카오 등 우리 일상에서 활용하는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중앙 집중형 서버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중앙 집중식 서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운영이 중단될 수밖에 없죠.
최근에도 이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작년 12월 14일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서버 문제를 겪으면서 검색 서비스는 물론 유튜브, 지메일, 구글닥스, 구글 드라이브 등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모두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약 1시간 반 만에 서버를 복구해 문제를 해결하긴 했지만, 이 사건은 중앙 집중식 서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가 됐습니다.
물론 한국 시간 기준으로는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기에 국내에선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럽에서는 문제가 발생한 시각이 업무 시간이었기에 구글 맵, 구글 클라우드, 구글 캘린더 등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었던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기도 했죠.
사진=유튜브 캡쳐중앙 집중형 서버가 갖는 단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버와 사용자의 물리적 거리가 멀다면 통신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플랫폼 운영 주체에 의해 정보에 대한 검열이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언제든지 개인정보 유출, 프라이버시 침해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더 심각한 경우 사고가 발생해 서버가 물리적으로 파괴된다면 정보가 영원히 사라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언젠가 웹 사이트를 열었는데 보고 싶었던 페이지가 아니라 '404 Not Found', '410 Gone', '502 Bad Gateway' 등 메세지만 보였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이런 경우가 서버나 통신에 문제가 생겨 파일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파일코인 개발사인 프로토콜랩스의 IPFS 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IPFS는 분산형 파일 시스템에 데이터를 보관해 공유하는 시스템 기술로 프로토콜랩스는 2015년 1월 IPFS 알파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IPFS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파일코인 메인넷이 2020년 10월 15일 가동을 시작했죠.
IPFS를 사용하면 우선 현재 중앙 집중식 서버 시스템에서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의 비효율성을 개선해 데이터 공유 비용을 60% 이상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 분산된 노드들에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필요한 정보를 보유한 노드 중 가장 가까운 노드를 선택해 데이터를 전송받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저장된 노드와 물리적 거리가 짧아지니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도 올라가죠. 일부 노드에 문제가 생긴다고 할지라도 데이터가 분산돼 저장되어 있으니 데이터 이용에 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적습니다.
IPFS 탈중앙화 웹은 서버 중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서버 사용자의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만약 사용자가 IPFS 방식으로 데이터를 네트워크에 업로드하면 데이터마다 고유 해시값이 생성되고, 해시값은 파일을 영구적인 이름으로 사용하죠. 만약 그 데이터를 다시 다운로드받고 싶다면 수많은 노드들 중 그 해시값을 가진 노드를 검색해 찾아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에 데이터가 저장되기 때문에 위변조 위험성도 크게 줄어듭니다.
"IPFS에 저장증명(PoS) 토큰 이코노미 적용"
이제 'IPFS의 개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는데, 그래서 도대체 거래소에서 살 수 있는 파일코인(FIL)은 어디에 쓰이지?'라는 의문이 생기실 겁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파일코인은 분산형 스토리지 네트워크(DSN·Decentralized Storage Network)의 인센티브 토큰입니다.
IPFS가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보상 체계가 없다면 노드들이 파일을 보관하려 하지 않겠죠. 여러 노드가 파일을 보관해야 데이터가 더 안전하고 빠르게 공유될 수 있을텐데 모든 노드들이 파일을 보관하지 않고 받기만 한다면 IPFS웹은 운영될 수 없습니다. 파일코인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센티브토큰인 거죠.
파일코인 네트워크에는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을 제공하는 스토리지 채굴, 원하는 데이터를 스토리지 채굴자로부터 가져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검색 채굴, 파일코인의 블록을 생성할 때마다 주어지는 블록 생성 채굴 등 총 세가지 채굴 보상 제공 방식이 존재합니다.
파일코일 네트워크의 인센티브 시스템은 저장 시장(Storage Market)과 검색 시장(Retrieval Market)을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사용자는 저장 시장에서 스토리지 채굴자들에게 토큰을 지불해 저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검색 시장(Retrieval market)에서는 검색 채굴자에게 파일코인을 지불해 데이터를 회수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와 더불어 블록을 생성해 생태계를 확장하는 유저들에게도 보상이 돌아가게 되죠. 파일코인 네트워크는 이런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 관계를 형성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미지=파일코인
"메인넷 출시 후 70%↓…스캠 의혹 등 리스크도 공존"
파일코인이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할지라도 투자 위험성은 존재합니다. 지난 2020년 10월 메인넷 출시를 앞둔 파일코인은 투자자 기대감에 힘입어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메인넷 출시 직후 고점 대비 70% 폭락하면서 파일코인이 대규모 스캠 사기 프로젝트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죠.
이런 상황이 발생하자 저스틴 선(Justin Sun) 트론(TRX) 최고경영자(CEO)는 파일코인 메인넷 출시 다음 날인 10월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게 무슨 대규모 스캠 사기냐. 파일코인이 메인넷 출시 후 세계 주요 거래소에 상장되면서 토큰 가격이 급등하자 파일코인 창립자인 후안 베넷(Juan Benet)이 커뮤니티 동의 없이 자신의 배정 매물 150만개를 최고점에 던졌다"고 맹비판했죠.
이에 후안 베넷은 "우리는 성실하게 커뮤니티의 의견을 반영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저스틴 선은 과거 자신이 트론에 했던 짓을 말하는듯 하다"며 "저스틴 선이 하드포크를 진행한다면 채굴자들은 이전 트론에 합류했던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그는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다"라고 받아쳤습니다.
사진=저스틴 선 트위터 캡쳐토큰 가격 하락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이렇게 파일코인 가격이 하락할 경우 네트워크 운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현재 파일코인은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 테더마켓(USDT) 기준 18.16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고가 대비 90% 이상 하락한 가격이죠.
토큰 가격이 이렇게 계속 하락해 채굴자들의 수익성이 낮아지면, 네트워크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예상도 있습니다. 채굴을 통해 얻은 토큰으로 전기 요금, 장비 유지비 등 채굴에 드는 비용을 제하고도 충분한 이익을 얻을 수 없다면 파일코인 채굴자들도 더 이상 채굴을 계속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지금처럼 파일코인 가격 하락이 계속돼 채굴자 이탈이 발생한다면 네트워크 용량이 적어지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데이터를 원활하게 찾을 수 없게 되겠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파일코인 네트워크의 가치도 계속 떨어지게 될 겁니다.
스캠 논란 등 위기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일코인 네트워크는 지금도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와 컨텐츠 저장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플로우(FLOW) 네트워크의 공식 스토리지 파트너가 되기도 했죠.
파일코인 시세가 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한 지금, 누군가는 매수 시점이 다가왔다고 생각할 수도, 다른 누군가는 프로젝트의 명운이 다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겁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파일코인(FIL)'이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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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가 가상자산 가치 평가 모델 6가지를 27일 공개했다.센터는 이날 발간한 자체 분석 리포트 '가상자산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찰'을 통해 해당 모델을 소개했다. 이번 리포트는 코빗 리서치센터의 올해 첫 자체 제작 리포트다.리포트는 우선 가상자산의 본질이 네트워크에 있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인터넷처럼 중개인 없는 탈중앙화 네트워크지만,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가치 교환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설명이다. 특히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효용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회원권'처럼 작용하는 가상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가상자산 가치 평가 모델에 대한 연구가 비트코인 초창기 때부터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리포트가 소개한 첫 번째 가치 평가 모델은 '메트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이다. 미국의 전기공학자이자 쓰리콤(3Com)사의 창립자인 로버트 메트칼프가 지난 1980년대 제안한 이 모델은 네트워크의 가치가 네트워크 참여자(노드)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수에 비례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활동성에 적용해 가상자산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이어 최근 관심을 끈 가치 평가 모델 '스톡 투 플로우(Stock-to-Flow, S2F) 모델'을 제시했다. 금, 은 등 천연자원의 희소성과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의 하나로 어느 자산의 비축량(Stock) 증가 속도가 느릴수록 그 자산의 희소성이 더 잘 보존된다는 이론이다.스톡 투 플로우 모델은 미래 특정 시기에 비트코인의 적정 가격을 구체적인 수치로 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발행량이 한정적인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자산의 가치 평가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리포트는 이 외에도 △화폐수량설 △원가 접근법 △MV/RV(Market Value/Realized Value의 축약어) △NV/NTV(Network Value/Network Transaction Value의 축약어) 모델 등 다양한 모델을 소개했다. 자세한 리포트 내용은 코빗 홈페이지 내 마켓 인사이트 메뉴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통념과는 달리 가상자산 밸류에이션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오래전부터 있었고 연구를 거듭하며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며 "이번 리포트를 통해 가상자산 밸류에이션 모델 일부를 소개하고 가상자산에 대한 오해를 해소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이어 "신생 자산군으로서 가상자산이 지닌 본질에 대해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준히 리포트를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서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이지영 블루밍비트 기자 jeeyoung@bloomingbit.io
1월 27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주 5회, 매일 아침 발행하는 코알라를 받아보세요!무료 구독신청 hankyung.com/newsletter미국 뉴욕 증시와 나스닥 다우지수는 물론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줄줄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26일(현지시간) 끝났다. Fed의 통화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불안감을 키우면서 약화된 투자심리가 시장 전반을 짓눌러 왔다.지난해 마지막 FOMC서 Fed는 수요 공급의 불균형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있다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와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기존 150억 달러 수준인 테이퍼링 규모를 그 두 배인 300억 달러(국채 2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 10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Fed는 당초 2022년 중반을 목표로 했던 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2022년 3월로 앞당기는 것이다.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사실은 Fed가 불과 몇 개월 만에 보유 중인 재무부 발행 국채와 모기지 담보 증권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금융시장의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수개월 동안 혹독한 하락장을 이어온 가상자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인플레이션 고조되는 상황에서 암호화폐 가격 하락하는 이유국채는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금융상품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더하거나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Fed가 매입해왔던 자산의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국채를 매도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수하면 일정 기간 동안 정부에 자금을 대여해준다. 이후 국채의 만기가 도래하면 투자자는 대여해 준 자금을 이자와 함께 지급받게 되는데, 이러한 국채에 적용되는 금리가 투자자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Fed가 빠른 속도로 국채를 매도하면 국채 가격이 떨어지게 되고,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오르게 된다. 이처럼 Fed는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자산을 사고 파는 방식으로 금리를 통제한다. 지난해 12월 열린 FOMC 회의록이 새해 들어 공개되고, 이 자리에서 Fed가 긴축의 속도를 높이는 논의를 진행한 것이 밝혀지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7%대로 상승했으며, 이와 유사한 움직임이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목격되고 있다.투자자는 어느 시점이든 투자를 결정할 때 ‘안전하게 국채를 매수할 것인가’ 혹은 ‘주식, 가상자산 등 상대적으로 투기적인 자산에 투자할 것인가’하는 두 가지의 선택지를 갖는다.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금리가 오르면, 국채는 시장 내 다른 자산군보다 더 나은 투자처가 된다. 이 경우 투자자의 심리는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높은 위험을 부담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게 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고 변동성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알려진 가상자산은 이 같은 경제적 추세와 변화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된다.지난 몇 주 동안 가상자산 시장은 정부의 경제 정책에 크게 반응하면서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하락했다. 그러나,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중이 생각하는 것만큼 상황이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블록체인 운영에 사용되는 총 연산력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2020년 4월 최고치를 경신한 것을 마지막으로, 이후 채굴자들이 중국을 대거 빠져나오면서 폭락했다. 아래 그래프와 같이 2022년에 들어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또 다시 정점을 찍었는데,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탈중앙화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그만큼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지표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추이 (출처: Buybitcoinworldwide)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한 가격 변화 둔화반감기(halving)는 말 그대로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로, 이때 블록이 채굴될 때 네트워크상 트랜잭션 검증을 위해 해시파워를 제공하는 채굴자에게 지급되는 보상 또한 절반으로 줄어든다. 비트코인은 대략적으로 4년마다 반감기를 겪는데, 가장 최근의 반감기는 한국시간 기준 2020년 5월 12일 새벽 5시경이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최고가 및 최저가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최초 반감기 당시에는 비트코인이 최고가에 이르는데 367일이 걸렸고, 그 다음 반감기에는 전 주기보다 44%가 늦은 527일이 걸렸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또 다른 최고가에 도달하기까지 758일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오며, 시점은 2022년 6월이 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본다면 시장에는 아직 충분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비트코인 반감기 주기 (출처: Buybitcoinworldwide) 시장의 높은 레버리지 수준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는 새해에 들어서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시장에 미결제 계약수가 많다는 사실은 시장의 레버리지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할 경우 더 많은 현물 및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는 ‘폭포 효과’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최근의 비트코인 하락세는 바로 이러한 청산 효과의 결과일 수 있다. 이러한 지표는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하락할 수 있으나 이는 상승장에서 이루어지는 조정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는 막대한 자금이 예치돼 있고, 이러한 자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비트코인 미결제약정 (출처: coinglass) DeFi의 총예치자산총예치자산(TVL)은 탈중앙화금융(DeFi) 시장을 구성하는 각종 스마트 계약에 예치돼 있는 투자자 자금 총액을 나타낸다. 따라서, DeFi TVL은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와 네트워크 가치의 분명한 지표가 된다. 지난 수개월 동안 가상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에도 불구하고 TVL은 높은 회복력을 보이며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견고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로 볼 수 있다.▲DeFi TVL 추이 (출처: defillama) 알트코인 시즌 지수알트코인 시즌이란 최상위 가상자산이 비트코인과 미 달러화의 가격 움직임을 능가하는 성과를 기록하는 시장 주기를 말한다. 알트코인 시즌이 본격화되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르는 속도보다 DeFi의 시가총액이 증가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비트코인 도미넌스(시장지배력)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비트코인 대비 알트코인의 강세를 측정하는 것으로, The Blockchain Center에서 제공하는 독특한 지표이다. 최근 지수를 살펴보면, 시장에서 알트코인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알트코인 시즌 지수가 현재 중립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알트코인 시장의 하락세가 비트코인 시장의 하락세보다 완만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 (출처: blockchaincenter) 비트코인 도미넌스비트코인 도미넌스는 가상자산 시장의 다른 자산 대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의 비율을 측정하는 툴이다. 이러한 변수 간의 관계는 투자자 자금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알려준다. 최근의 비트코인 도미넌스 인덱스 차트를 살펴보면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DeFi가 큰 관심을 끌고 있으며, 비트코인 대비 DeFi 시장의 자금유출 현상이 훨씬 적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비트코인 도미넌스 인덱스 차트 (출처: tradingview)세계 경제는 팬데믹 시대와 포스트 팬데믹 시대 사이의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 이 가운데 각국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장에 투입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과 이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쓰나미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블록체인 지표들은 이 기술을 신뢰하는 자들이 얼마나 회복력을 가지는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면 이러한 단기적인 변동성을 견뎌낸 자들이 그 결실을 누리게 될 것이다.이상화 베가엑스 대표▶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세계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이 혼란에 빠진 와중에 금이 투자자산 중 우등생 대우를 받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 등이 촉발한 높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주식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을 버리고 안전자산인 금으로 피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안한 시장, 금에 몰리는 투자자들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선물(2월물 기준)은 트로이온스당 1852.5달러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0.6%(10.8달러)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최근 두 달 동안 가장 높은 가격이다. 뉴욕증시에선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SPDR 골드셰어 ETF(GLD)에 지난 21일 하루에만 16억달러(약 1조9160억원)가 순유입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경제 통념에 비춰봤을 때 최근 금의 인기는 이례적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보통 투자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이 떨어진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이자를 주지 않는 금의 경쟁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Fed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는데도 금 가격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전문가들은 최근 금이 주목받는 이유로 △주식과 암호화폐 폭락에 따른 반사이익 △우크라이나 전운 고조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요 증대 △마이너스(-) 상태인 실질금리 등을 들고 있다.올 들어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13.45%, S&P500지수는 8.59% 떨어졌다. 개장부터 폐장까지 하루 변동폭도 역사적 수준으로 커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 대비 반토막 나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정학적 불안도 확산되고 있다.Fed가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억제하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기준금리가 상승해도 실질금리(명목금리에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금리)는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가게 된다. 아카시 도시 씨티리서치 북미원자재담당 대표는 “안전한 피난처이자 ‘꼬리 위험(발생 확률이 낮은 일회성 사건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위험)’을 상쇄할 수단으로 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의 화려한 시절 돌아오나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한 최근 2년 동안 금처럼 영광과 굴욕을 모두 맛본 투자자산도 드물다. 금은 2020년 8월 사상 최초로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서며 최고 투자처 대접을 받았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침체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의 인기가 치솟았던 이유다. 당시 대형 은행들 사이에서는 “1~2년 안에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를 찍는다”는 낙관적 전망까지 나왔다.하지만 지난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하고 ‘디지털 금’으로 주목받으면서 금은 푸대접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암호화폐와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던 지난해 금값은 3.5%가량 떨어지며 2015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미 금융회사 스톤X의 로나 오코넬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1900달러로 오를 것이란 의견을 냈다. Fed의 매파(긴축 선호) 성향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가 변수로 꼽힌다. 인플레이션 둔화, 달러 강세도 금값 약세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투자은행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Fed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매파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금의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금 투자 성과가 우수한 경향이 있다”고 했다.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