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해외 물량 80%가 연기금·장기펀드

LG에너지솔루션 해외 기관 청약 물량 80%를 해외 주요 연기금과 장기투자펀드가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 초기에 이들이 물량을 쏟아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해외 기관 청약에 싱가포르투자청(GIC), 노르웨이연기금, 캐나다연기금 등 해외 주요 연기금과 피델리티, 블랙록, JP모간 등 장기투자펀드(롱펀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과 롱펀드 참여 비중은 80%다. 이들은 의무보유 청약 여부와는 별개로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투자 주체로 분류되는 만큼 단기에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흥행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얼마나 많은 기관 투자가가 의무보유확약을 체결했느냐다. 그만큼 기관 투자가의 경쟁이 치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의무보유확약을 건 기관 투자가가 많을수록 상장 초기 시장에 유통될 수 있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의무보유확약 차이를 두고 국내 기관과 외국 기관 사이에 역차별 논란도 벌어진다. 외국인 투자가 의무보유 확약 비중이 국내 기관에 비해 한참 낮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관은 배정 물량을 기준으로 96.5%가 의무보유확약을 체결했다.

반면 외국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27.1% 였다. 나머지 937만7750주는 미확약 물량으로 상장 당일 외국인 물량이 쏟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 첫 날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같은 기관 투자가인데 국내 기관과 해외 기관 사이의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은 이들이 경쟁을 따로 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관 투자가들은 배정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6개월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자본금 50억원에 불과한 투자자문사가 기관 청약에 7조원을 베팅하는 허수 청약도 논란이 됐다.

반면 외국 기관은 경쟁이 국내 기관만큼 치열하지 않을 수 있다.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해외 기관의 경우 국내 기관처럼 허수 청약을 하는 사례도 드물다"며 "외국 기관끼리 경쟁하는 과정에서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하지 않은 것은 기관의 자율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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