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빅테크 기초기술 수요 지속"

인공지능 시장 900억弗 전망
빅데이터·사이버보안도 高성장

美 'GPU 강자' 엔비디아 1순위
몽고DB·크라우드스트라이크 '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꾸준히 우상향했던 빅테크들의 주가가 올 들어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의 주가는 올 들어 10% 넘게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도 11% 이상 하락했다.

투자은행 UBS는 변동성이 큰 증시에선 대형 기술주 대신 ‘ABC 섹터’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ABC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이버보안의 영문 앞글자를 딴 것이다.
"살얼음 증시…ABC부터 짚고 가라"

◆기초기술 ABC에 주목해야
마크 헤펠레 UBS 글로벌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5개 빅테크(애플 MS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의 영향력이 예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가팔랐던 빅테크들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대신 그는 “AI 빅데이터 사이버보안 섹터가 앞으로 주목받을 것”이라며 “포트폴리오를 ‘메가캡’들에 과잉노출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메가캡은 시가총액이 2000억달러(약 238조7800억원) 이상인 기업을 뜻한다.

헤펠레 CIO가 ABC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 기업이 빅테크가 사용하는 ‘기초기술’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초기술에 대한 수요는 늘어난다.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헤펠레 CIO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ABC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연평균 16%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같은 기간 기술 분야의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파른 성장 예상되는 ABC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게 예상되는 섹터로는 AI를 꼽았다. UBS는 “AI 분야는 2025년까지 연간 20%씩 시장이 확대돼 9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컴퓨팅 능력,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 분야에서의 발전이 예상보다 빠른 경우 시장이 커지는 속도가 더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점쳤다.

빅데이터는 2025년까지 매년 8%가량의 매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냉장고 자동차 조명 등에 부착되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돼서다. IoT 환경에서는 방대한 양의 정보가 쏟아지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생성한다. IoT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기업들이 이용자 맞춤형으로 서비스하려면 빅데이터 관련 시장도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사이버안보는 매년 10%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섹터다. 헤펠레 CIO는 “사이버 범죄 증가로 인해 보안 시스템이 사이버 범죄와 싸워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보안 업체 노턴이 발간한 ‘2021년 사이버안전 통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10개국에서 약 3억3000명이 사이버 범죄 피해를 입었다.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이 투입한 시간은 27억 시간에 달했다.

헤펠레 CIO는 수혜를 볼 구체적인 종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AI 분야에선 엔비디아(종목명 NVDA), 빅데이터에서는 몽고DB(MDB), 사이버 보안에서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등 AI 프로세서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몽고DB는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50%에 이른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아홉 차례에 걸친 실적 발표에서 모두 가이던스를 웃도는 성과를 내놓는 등 탄탄한 실적이 돋보이는 기업이다.

UBS는 전기자동차(EV) 시장의 잠재력도 강조했다. 일본 소니그룹의 요시다 겐이치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2’에서 소니의 EV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헤펠레 CIO는 “애플도 가까운 미래에 EV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EV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UBS는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이 2025년까지 현재의 서너 배인 45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