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8년 차인 홍콩 메타버스 스타트업 애니모카브랜즈가 글로벌 벤처투자자들로부터 58억달러(약 6조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메타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 속에 유망한 기업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버스 선점 경쟁 가속…유망 글로벌 기업 '뭉칫돈'
23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애니모카는 최근 리버티시티펀드가 주도하는 3억59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세쿼이아캐피털, 소로스펀드, C벤처스 등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애니모카는 투자자들에게 주당 3.25달러로 1억1100만 주를 발행한다. 애니모카 가치는 58억달러로 평가받았으며 투자자들은 총 6.2%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애니모카는 2014년 홍콩 벤처기업가 얏시우가 라이코스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재미동포 데이비드 김과 함께 설립한 게임업체다. 데이비드 김은 현재 회사를 떠났고 얏시우가 CEO를 맡고 있다.

애니모카의 대표 게임은 신의 입장이 돼 세계를 창조하는 ‘샌드박스’다. 애니모카는 샌드박스의 메타버스 버전을 2019년 10월부터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첫 시험판을 선보였다. 2020년 9월에는 메타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REVV를 출시했다. 애니모카는 또 스누피, 메이저리그, 도라에몽 등의 브랜드 사용권을 확보해 각종 게임에 활용하고 있다.

애니모카 가치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5월 5000만달러 규모를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10억달러를 인정받았고, 10월에는 6500만달러를 조달하며 22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이번 투자 유치로 석 달 만에 가치가 두 배 이상 뛰었다.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58억달러에서 2030년 1조5429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10년 내 10배 넘게 성장한다는 얘기다. 메타버스는 인간의 삶을 가상 공간에서 구현하는 개념이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블록체인,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다.

중국에선 텐센트, 화웨이, 알리바바 등 대형 기술기업이 관련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며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지난해 말 10만 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