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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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는 가운데서 전문가들은 가치주, 배당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성장주가 떨어질 때마다 사는데 집중하고 있다. 성장주가 떨어질 때마다 사모으면 수익을 냈던 경험칙이 작용한 결과다.

20일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14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5거래일간 1조6000여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매수에 집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전날까지 한달 동안 카카오를 1조1697억원 사들이며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네이버(1조198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 기간 카카오와 네이버가 각각 20%, 10% 가량씩 빠지자 물타기 전략을 쓴 결과다.

카카오뱅크(5358억원), 크래프톤(3693억원), 삼성SDI(2772억원) 등 성장주가 순매수 상위종목을 차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주가 순매수 상위권에 들었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의 순매수 상위종목인 SNK, SK이노베이션,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등과는 확연히 다른 투자전략이다.

과거의 경험이 개인들의 매매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카카오 사례가 그렇다. 카카오 주가는 2020년 9월초 8만원대에 안착했지만 그 당시 코로나19 백신 등에 따라 가치주 강세론이 대두하면서 두 달간 조정을 받으며 6만원대로 미끄러졌다. 하지만 조정 이후 우상향했다. 중간에 몇 차례 10% 가량 가격 조정만 받았다. 다른 성장주도 마찬가지였다. 금리인상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할 만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빠르고 짧게 가격조정만을 거치면서 재차 반등했다. '결국은 성장주의 시대'라는 말이 맞아 떨어졌다.

장기적으로 이 같은 전략은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말한 방식대로 성장하는 기업을 꾸준히 사모으는 방식이다. 다만 떨어질 때 한번에 사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월가의 자본 논리로는 가치주가 우세하다고 보겠지만 여전히 성장주의 시대라는 게 실리콘밸리 자본의 논리"라며 "시대적인 변화에 투자하는 것은 좋지만 조정이 단순 가격 조정에 그치지 않고 기간 조정으로 길어질 것을 대비해 분할 매수 전략을 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